중국과 대만, 이른바 차이완(China+Taiwan)의 산업통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분단 60년 만에 중국이 처음으로 대만에 구매시찰단을 파견해 22억달러의 구매계약을 체결한 후 휴대폰ㆍ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한 양안 간 투자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양안통합은 투자뿐이 아니다. 중국은 대만의 주요 산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 제품구매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24일에는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보가 33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만의 PCㆍ주변기기 등을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양안 간 무역과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산업 분야별로 9개의 구매사절단을 대만에 보내 구매계약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안 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이들 첨단업종은 하나같이 한국 주력산업과 중첩된다. 특히 중국시장을 놓고 대만과 직접 경합하는 상황이어서 차이완 가속화는 한국에 적지않은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같은 산업통합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G 2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화 욕구와 경제회생을 위해 대규모 자본이 절실한 대만의 이해와 맞물리며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의 왕 지엔저우 회장은 최근 대만을 방문해 “주요 대만 휴대폰 기업과 스마트폰을 공동 개발하는 투자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와 차이나모바일의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한 ‘오폰(Ophone)’ 모델을 공동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5개 모델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차이나텔레콤이 중국 푸젠성과 대만을 잇는 양안 통신사업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 대만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잇는 거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대만은 그동안 산업보안 등의 이유로 중국 투자를 허용하지 않았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 등의 대중국 투자를 재개하면서 기술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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