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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1-4>] 희망 잃은 경계인

'고용없는 성장' 중산층이 무너진다.."나는 중류층" 97년 72%서 61%로 급락<br>소득감소→ 내수침체→ 경기부진 악순환 성장이든 분배든 일자리창출 가장 시급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희망 잃은 경계인 '고용없는 성장' 중산층이 무너진다.."나는 중류층" 97년 72%서 61%로 급락소득감소→ 내수침체→ 경기부진 악순환 성장이든 분배든 일자리창출 가장 시급 • 웰빙 vs 이태백 극명한 두얼굴 • 중남미형 닮아가는 계층구조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기계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에서 차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말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K씨(42)는 요즘 하루하루가 좌불안석이다. 퇴직금 3,000만원과 24평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추가 대출 받은 2,000만원을 합쳐 작은 내의전문점을 차렸지만 장사가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하루매출이 10만여원에 불과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하루라도 빨리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에 수시로 인터넷과 생활정보지 등을 뒤져보지만 얼마 안 되는 자본금으로는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중학교 1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교육비 걱정에, 대출 받아 어렵사리 장만한 아파트까지 내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아직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 동안 한국경제를 튼실히 떠받쳐온 중산층의 신화가 소리없이 무너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부동산 버블 ▦고용대란 ▦청년실업 ▦신용불량자의 시대를 거치며 한국의 중산층은 달콤했던 ‘허위의식’의 붕괴를 겪고 있는 것이다. ◇소리없이 무너지는 중산층= KBS 방송문화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는 중산층 신화의 몰락을 보여준다. IMF 관리체제 이전인 97년 당시에는 전체 국민의 72%가 자신을 ‘중류층’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속한 계층이 중류층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61%에 불과하다. 상류층은 3.6% 줄었고, 하류층은 14.1%나 급증했다. 조사 결과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전 자신이 중류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 10명중 3명이 지금은 하류층으로 전락했다고 느끼고 있다. 나머지 7명 역시 언제 중류층과 하류층의 경계에 내몰릴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통계 수치 뒤편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도, 시장도 악영향을 받는다. 끝 모른 채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경기 침체는 중산층 붕괴의 필연적인 결과다. 지갑을 열 중산층이 없는데 소비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 제아무리 수출이 호황이라고 해도 내수를 온전히 견인하기는 역부족이다. 톱니바퀴 하나가 빠진 한국 경제는 돌면 돌 수록 악순환의 늪 속에 더욱 깊이 빠져든다. 한국사회는 지금 외형상 경제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득분배의 양극화 현상은 거꾸로 갈수록 뚜렷해진다. 소수의 20이 다수의 80을 먹여 살린다는 ‘20대 80’의 이상 현상은 이미 ‘10대 90’으로 왜곡의 정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대 90 사회로의 진입에 대해 “계층구조의 중남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의 초점은 중산 서민층이 아닌 절대빈곤층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다. 하지만 유경준 KDI 연구위원은 “아직은 중산층 몰락이라고 단언할 만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한다. 중산층의 상당부분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산층은 여전히 우리경제의 버팀목으로 美?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 가속 =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은 청년, 장년, 노년 가릴 것 없이 전 세대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경제활동의 중심에서 경계로 내몰리는 ‘희망 잃은 경계인’이 양산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2.9% 증가했지만 고용은 2002년 2,217만명에서 2,214만명으로 오히려 0.1% 정도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84년을 제외하고는 본격 성장기로 접어든 70년대 이후 처음이다.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는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경기침체를 구조조정의 호기로 활용했던 기업들은 경기호전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를 꺼린다. 수출이 잘 된다고는 해도 고용창출 효과가 적은 정보기술(IT) 등 일부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 청년실업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선순환의 고리를 잡아당길 이렇다 할 모멘텀이 아직 오리무중이다. 유 연구위원은 “분배와 성장의 논쟁이 한창 시끄럽지만 어느 쪽이든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한 처방은 舅美?창출”이라며 “시장의 경쟁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탈락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4-05-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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