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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이회창 총재, 중앙당 개입을 배제하라
입력1999-05-24 00:00:00
수정
1999.05.24 00:00:00
지난 18일 정권교체직후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극우청년에게 암살당했던 라빈 전총리 미망인 레아를 끌어안고 뻐하는 장면이 보도됐다.동서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이길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잘 나간 정부」의 장·차관에 발탁된 임명직 인사도 상당한 즐거움이 따를 것이다.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활기를 띤다.
대선과 총선, 재·보궐 선거 등 각종 선거가 치러질 때 정당판이 생동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적 심판을 받기위해 유권자들 앞에 설 경우 겸손해지면서 힘이 솟는다. 「선거특수」는 일시적으로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우리 정치권은 올들어 3·30 재보선 실시에 이어 6·3 재선거 승리를 위해 열을 올리고있다. 특히 이번 재선거는 지난 대선때 김대중 대통령에게 석패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 출마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있다. 대선 출마로 전국구 의원직을 던졌던 그는 공천실패(중도하차한 고승덕 변호사)에 따른 책임의식과 당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서울 송파구를 누비고있다. 李총재는 『국민연금 확대와 의료보험 통합, 한일어업협정 등 DJP정부의 정책혼선과 실패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고있다』며 『오늘의 정치상황이 야당총재를 출마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민련 김희완 후보는 『한나라당은 중앙당 불개입 합의를 3일만에 번복했고 국회의원 부인들까지 송파구에 집결시켰다』고 성토하면서 『지역일꾼으로 10년동안 다져온 표밭을 지키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있다.
이번 선거는 후보 등록일인 지난 18일 3당 총장 합의로 발표한 중앙당 개입 자제와 선거과열 방지, 흑색비방선전 금지에 따라 비교적 조용하게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럴 경우 대목인 선거판이 서지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신경식 사무총장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李총재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저조한 탓인지 3당 총장 합의사항을 깨고 중앙당 인력과 자기 당 소속 의원들의 송파 선거전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인 생명은 선거로 판가름난다. 만약 李총재도 이번 선거에서 실패할 경우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각종 여론조사결과 송파에 李총재가 출마하면 「절대 당선」이라며 야당 승리를 기정 사실화했다. 그러나 정치권 전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곳 선거판 분위기가 심상치않아 중앙당 개입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동네선거로 치를 경우 송파구청장이 국민회의쪽인데다 오랫동안 바닥을 다진 金후보의 역량으로 볼 때 쉬운 싸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李총재 진영이 3당 총장합의 사항을 어긴 채 중앙당 개입에 힘입어 과열선거로 몰아가는 것은 차기 대권을 노린 李총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중앙당이 개입하면 관권·금권 동원력면에서 공동여당 쪽보다 유리할 게 별로 없다. 李총재는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풍토 조성을 위해 중앙당 개입없이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 선거 승패는 현명한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 황인선 정경부 차장 IS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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