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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철수설에 대해 빌 윈터스(사진) SC그룹 회장이 한국에서 계속 영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윈터스 회장은 18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SC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SC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경제는 견고하며 우량한 고객이 많고 SC의 브랜드 파워 역시 강하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종복 한국SC은행장과 더불어 전임 행장이었던 아제이 칸왈 동북아지역 총괄이 동행했다.
윈터스 회장은 "오전에는 고객들을 만났고 여기(본점)에는 직원들을 만나러 왔다"며 "한국 감독당국도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윈터스 회장은 이날 본점 강당에서 부서장급 이상 직원 100여명과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약 1시간 반 동안 이뤄진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윈터스 회장은 한국SC의 영업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내렸다. 윈터스 회장은 "소매금융 채널 혁신(찾아가는 뱅킹서비스)과 기업금융 부문의 성과 등 한국의 두드러진 약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직원들의 열정적인 헌신과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터스 회장의 이번 방한을 놓고 한국SC은행 측은 통상적인 연례행사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진행돼 온 한국SC 사업 축소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SC금융지주는 지난 1·4분기 자회사인 캐피털과 저축은행 매각을 마무리, 현재 은행과 증권 두 개의 자회사만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금융지주 체제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은행에 지주를 흡수합병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SC그룹이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반기보고서에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털, 주식 영업 부문을 매각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졌다. 지난 6월에는 계속되는 철수설에 참다못한 한국SC금융이 그룹 본사로부터 한국 내 사업 의지를 재확인 받아 발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SC금융은 올 초 박 행장 취임 이후 경영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을 들어 경영 악화에 따른 사업 구조개편이나 철수설에 선을 긋고 있다.
올해로 SC그룹이 인수한 지 10년을 맞이한 SC은행은 1월 박 행장이 첫 한국인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신세계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으며 태블릿PC를 들고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Mobility Platform)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SC금융은 상반기 전년 동기(-386억원) 대비 1,536억원 늘어난 1,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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