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자판, 사용기능 따라 수시로 변신 [움직이는 인터넷 모바일 혁명이 온다] 더 쉽게 더 편리하게눕히면 동영상·뒤집으면 게임 자판으로 바뀌기도손가락 움직임따라 화면 이동기술은 이미 보편화스마트폰 올 40%성장 전망… 신제품 출시 잇따라 황정원 기자 garden@sed.co.kr ‘복잡한 것은 싫어. 단순한 것이 좋아.’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08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보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노키아ㆍ삼성전자ㆍ모토로라ㆍLG전자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사용법이 비슷한 단말기를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들 휴대폰의 공통점은 사용하는 기능에 따라 휴대폰 자판(키패드)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특히 노키아의 폰은 세로로 들고 통화하던 휴대폰을 가로로 눕히면 음악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자판이 바뀌고 다시 뒤집으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자판의 모습이 자유자재로 바꿨다.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맞춰 기능에 따라 폰의 모습이 바뀌는 카멜레온폰이 등장한 것이다. ◇UI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휴대폰의 사용자환경(UI)은 소비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될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드로잉 터치(손가락으로 액정을 옮기면 화면이 따라 이동하는 것) 기술은 모든 휴대폰에 자연스럽게 보급됐다. 특히 앞으로는 휴대폰 외관은 같은 디자인이지만 사용자 메뉴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개인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터치위즈UI는 한 화면에서 터치 한번으로 모든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직접 바탕화면에 배치하는 게 가능하다. 또 휴대폰을 만질 때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하면서 사용하는 재미가 더욱 커졌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UI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장동훈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 UX파트 상무는 “휴대폰에 TVㆍ음악 등 많은 기능이 녹아 들어가면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UI 혁신을 통해 사용성을 높일 뿐 아니라 감성만족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스마트폰은 멀티미디어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는 제품이다. 3인치나 되는 LCD 화면에 PC 자판과 비슷한 쿼티(QWERTY) 자판, 풀 터치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올해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40% 성장한 1억6,000만대로 전체 시장의 13%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노키아의 N96과 삼성전자의 G810은 500만화소 카메라, 빠른 무선인터넷 전송 속도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LG전자도 폴더를 열면 쿼티 자판이 내장돼 있어 인터넷ㆍe메일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KT610’을 선보였다. 소니에릭슨은 MWC 2008에서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PERIA)’를 2ㆍ4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풀 쿼티 키보드와 터치스크린을 장착했고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진입한 지 채 1년도 안돼 스마트폰 시장 3위로 올라선 애플도 최근 e메일 등 무선기능을 강화한 기업용 아이폰을 선보였다. 마창민 LG전자 MC사업본부 전략기획팀 상무는 “모바일 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 기기는 점차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사용상의 혜택을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모바일 운영체제(OS) 대전 일어난다=스마트폰의 부각과 함께 모바일 OS에 대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노키아의 심비안이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해왔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 리눅스 연합체인 리모(LiMo)의 리눅스OS,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의 안드로이드OS 등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MS는 최근 무선 웹 브라우저 개발사인 데인저(Danger)를 인수했으며 소니에릭슨과 윈도 모바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심비안을 따라잡을 채비를 마련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약 3,500만대의 단말기가 스마트폰용 윈도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리눅스와 안드로이드는 보다 사용하기 편리한 개방성을 강조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리모는 MWC 2008에서 삼성전자ㆍ모토로라ㆍLG전자 등 리눅스를 지원하는 31종의 휴대폰을 선보였다. 구글 역시 최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시제품을 선보이며 모바일 OS시장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애런 사린 보다폰 CEO는 “현재 모바일 OS는 30~40개나 되는 등 너무 많다”며 “시장의 평가를 거쳐 차세대 휴대폰의 핵심이 될 3~5개 정도로 압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미래의 휴대폰은 카멜레온? 워치폰·웨어러블폰 이어 모양·색깔 자유자재 변신기능 노키아, 7년내 상용화 전망 '플립→바→폴더→슬라이드→터치→?' 휴대폰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불과 몇 년 전 트렌드를 주도하던 스타일이 퇴물로 자리잡는 것은 순식간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이 주류로 자리잡는 간격은 점차 짧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까.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휴대폰이 음성통화ㆍ문자메시지(SMS) 등 기본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초고속이동통신(HSDPA)과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통합단말기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3인치 내외의 큰 화면으로 모바일TV, 동영상 재생, 내비게이션 등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구현하는 것이 가장 주된 특징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당분간은 제품성능 및 배터리 수명 등의 문제로 인해 현재의 스마트폰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채택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직사각형 형태의 디자인도 점차 다양화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시도되는 것이 워치폰. LG전자는 최근 음성으로 전화를 걸고 블루투스를 이용해 통화할 수 있는 손목시계 타입의 휴대폰 '워치폰'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올해 중 본격 출시해 상용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NTT도코모 역시 지난 2003년 컨셉 개념으로 워치폰을 선보였다. 오래 전 한 외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손목시계에 대고 '키트'라고 자신의 차를 부르던 장면이 이제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PC'처럼 신체 어디에나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휴대폰'이 도래할 시기도 머지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이 신기술과 결합되면서 더욱 다양한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나노사이언스센터와 함께 나노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제품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셉트 제품인 '모프(Morph)'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모양과 색깔을 바꿀 수 있으며 태양열로 자동 충전이 되기 때문에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노키아는 이러한 콘셉트의 휴대폰이 향후 7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파니 리하넨 노키아 영국 NRC 켐임브리지연구소장은 "미래에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고 개발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들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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