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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항때 투자하라

"위기는 기회다. 불황 때 투자하라." 이 말은 경영학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숙한 경영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전략을 몸소 실천하는 경영자는 흔치 않다. 부도에 대한 불안과 투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자시기가 기업흥망 좌우 그러나 진정한 용기를 가진 경영자라면 이 전략을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불황 때는 누구나 투자하기를 겁낸다. 그래서 몸을 한껏 움츠리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경기가 풀려 형편이 나아지면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황기에 접어들기 시작할 때 결정한 투자의 결과가 언제나 긍정적 이지만은 않다. 호황기가 한창 진행되고 난 이후에 시작한 투자가 마무리될 때쯤이면 경기 사이클이 하강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한 두 업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과잉투자 문제로 몸살을 앓 게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경기 사이클이 더 짧아지면서 투자시기 오 판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불황 때 투자한 회사들의 성적표는 다르다. 불황 때 신제품을 개발 하고 생산여력을 늘려 놓은 회사들은 경기가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할 때 부터 과실을 거둔다. 불황 때 준비를 못한 기업에 비해 그 과실의 양도 많 고 질도 좋다. 이런 업체들은 경기가 정점에 달할 때에는 이미 투자비를 다 회수하고도 남긴 상태다. 그리고 경기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때쯤이면 그 동안 회수한 것을 밑천으로 다음 투자를 준비한다. 이런 업체가 새로 하는 투자는 직전 투자보다 더 크기 마련이다. 이런 회사는 선 순환을 하면서 업계를 선도한다. 고성장 가도를 달리며 일 류로 도약하는 기업들이 이런 패턴을 보인다는 것은 유수한 기업들의 사례 에서도 알 수 있다. 인텔이 그랬고 시스코가 그랬다. 싱가포르항공도 불황 때도 쉬지 않고 투자해 최고가 된 기업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우진세렉스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1997년 외환위기부터다. 그 당시 우리 회사도 외환위기가 가져온 불 황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며칠밤을 뜬 눈으로 새우다시피 하는 중에도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는 언제가 다시 좋아지게 마련’이라는 확신도점점 확고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직 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희망도 묻고 적성도 따져서 기술연구소와 영업부로 발령을 냈다. 생산은 중단하다 시피 한 상태였지만, 영업과 기술개발은 오히려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었 다.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로 설비도 확충하는 등 위기를돌파하기 위한 정공법을 택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불황이 절정을 달리고 있던 때였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 을까. 불황의 늪에서도 피땀을 흘려가며 국산화한 우리 제품이 날개 돋친듯 팔리기 시작하는 시절이 왔다. 돌이켜보면 임직원 모두 특유의 성실성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로 목표를 향해 매진했던 것 같다. '위기는 기회' 인식대응 필요 요즘도 불황의 골이 외환위기 못지않게 깊다. 요즘도 외환위기 때의 교훈을 잊지 않고 되새기고 있다. 어려웠던 당시 시행한 과감한 투자가 없었더 라면 현재와 같은 기반을 마련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위기를 넘 기는 와중에 임직원 서로 간에 쌓인 돈독한 신뢰감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회사의 귀중한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 굳은 신뢰는 지금도 회사를 지탱하는 가장 큰 밑천이 되고 있다. 불황의 골이 외환위기 못지않은 지금 보잘 것 없는 필자의 경험이 어려움에 처 한 숱한 중ㆍ소 기업인 들에게 작은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국내 석학들도 10년 가량을 주기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살아 남는 기업과 도태된 기업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투자 시기 를 꼽는다. 과거 섬유 산업이 그랬고, 중화학공업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분 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경제를 이끌고 가고 있는 전자 업종을 비롯한 여러 산업에종사하는 기업들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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