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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타결 이란 기세등등… 중동 새 파워게임

경제제재 완화 땐 수출 등 탄력 "국력 신장 시간문제"<br>시아파 득세 조짐에 수니파 맹주 사우디 잇단 견제구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 새로운 파워게임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30여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돼온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 국력을 높일 기회를 쥐게 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란과 수니파의 주역을 자처해온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존 아랍 강호들과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중동 강호로 복귀하나=이란은 이번 협상의 결과로 약 70억달러 상당의 경제제재 완화효과를 거두며 만성적인 실업난과 물가난을 완화할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장기적인 경제난에 국민들이 종교로부터 등을 돌릴 것을 우려한 이란의 이슬람 보수주의 강경론자들도 이번 핵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란의 입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전세계를 호령했던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은 이집트에 이은 아랍권 2위(7,900만명)의 인구에 중동국가로서는 드물게 방대한 농업생산이 가능한 비옥한 토지까지 갖추고 있다. 이란혁명 이전에 이미 닦아놓은 도로ㆍ전기 등 기반시설도 충분하고 여성들의 교육정도도 아랍권 최고 수준이어서 추가 경제완화로 석유수출 금지 등 핵심 제재가 풀릴 경우 국력신장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석유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서방의 제재강화로 유럽 수출길이 사실상 봉쇄되며 지난해 원유 수출량이 70%가량 급감하는 등 '돈가뭄'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국가 전략산업인 자동차부품 수출이 가능해지고 학자금 해외송금, 금 및 귀금속 수출 등도 재개되며 사회분위기 역시 일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커지는 수니파 반발=시아파인 이란의 부상을 가장 긴장하며 지켜보는 쪽은 서구가 아니라 수니파 국가인 주변 아랍국들이다. 수니파의 맹주를 자처해온 사우디는 이번 핵협상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동맹관계인 미국을 비난하며 앙숙인 이스라엘과 '어색한 연합'을 형성했다는 평까지 받았다. 현재 중동 최악의 분쟁으로 꼽히는 시리아 내전에서도 이란의 입김이 거세질수록 시아파 와 동맹관계인 바샤르 알아사드 현 시리아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USA투데이는 24일(현지시간) 국제사회가 이란에 핵포기를 강제하는 대신 현행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최종 협상안을 도출할 경우 중동 지역 전체에 핵무장이 초래될 것이라는 주변 산유국들의 경고를 전했다. 우리나라 국회에 상응하는 사우디 국왕자문회의의 압둘라 알아카르 의장은 핵협상 타결 이후 레바논 데일리스타와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이란이 일부를 포기하고 정치적 대가를 얻게 될까 두렵다"며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더 많은 자유 발언권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중동 부담 더나=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압박의 선두에 서온 미국은 지난 1년간 이란과 양자 간 비밀협상을 진행하며 핵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미국의 태도가 이처럼 달라지면서 향후 중동은 이란의 핵포기 여부와 상관없이 '이란발 변수' 국면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라고 지역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구사회가 이란에 핵포기를 강제하지 못할 경우 주변 국가들은 핵으로 무장한 시아파 맹주와 마주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란이 핵포기에 동의한다 해도 제재완화로 얻게 될 경제적 이익은 시아파의 군사력 확충에 쓰일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이 가속될 경우 가장 이익을 보는 쪽은 이번 협상을 '물밑주도'한 미국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아시아 집중 전략'으로 회귀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이란을 새로운 군산복합체의 고객 및 신흥 소비시장으로 육성하면서 중동 전체에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쟁을 화두로 만드는 것이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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