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냄새 맡고 만진다’ 4DX·스크린X에 담긴 과학기술
26일 서울 인사동 CJ 4D플렉스 본사에 있는 4DX(4차원 영화 상영관) 체험관. 영화 소개화면과 광고가 나오자 CJ 4D플렉스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4DX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화면에 폭풍우가 몰아치자 영화관에도 비바람과 안개가 뿜어져 나왔고, 주인공이 화염 속에 들어가자 의자 뒤에서도 온풍이 흘러나왔다. 비행기가 뜨자 의자도 진동과 함께 이륙하듯 각도가 조절됐다. 화면에서 등장 인물이 커피를 마시자 좌석 앞에서 커피 향이 공압을 통해 진동했다. 바야흐로 영화를 냄새 맡고 피부로 느끼는 시대가 온 셈이다.
4DX는 기존 놀이공원에서나 사용되던 4D 시스템을 영화를 위한 범용기술로 변환한 시스템이다. CJ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가 독자 개발해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캐나다·중국 등에 일부 경쟁업체가 있지만 종합 기술을 다루는 회사는 사실상 CJ 4D플렉스가 유일하고 기술 격차도 상당하다.
4DX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영화수급·에디팅 기획·에디팅·4DX 코드 배포 등 4단계로 이뤄진다. CJ 4D플렉스는 주로 액션 영화를 중심으로 4DX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한 뒤 어느 지점에서 바람을 불게 하고, 의자를 움직일 것인지 결정하는 에디팅 기획에 들어간다. 이후 에디팅 과정에서 4DX 장비에 진동발생시스템, 물·바람 분사장치, 향기 발생 시스템 등 국내외에 23개나 특허 등록된 기술이 입혀진다.
여기에 영화 데이터에서 추출한 4DX 코드를 전세계 영화관에 배포하면 어느 상영관이든 4DX 효과가 프레임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한다.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캐릭터별 성향과 ‘쥬라기월드’에 나오는 공룡들의 크기에 따라 모션의자와 분사시스템이 다르게 작동하는 것도 모두 이런 원리이다.
각 효과를 영화 장면 장면에 정확히 맞춰 작동시키는 기술은 4DX 영화의 핵심이다. 시간이 몇 프레임만 어긋나도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된다. 완벽을 기하기 위해 에디터 5명이 약 보름 동안 평균 100번 이상 영화를 본다. 4DX 시장이 이제 초창기라서 같은 4DX 상영관이라도 설치 시기에 따라 의자 위치정보·움직임의 섬세함·폭풍우 효과 등 기술 차이가 꽤 난다. 또 앞으로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4DX를 고려하다 보면 1인칭 시점 촬영이 늘고 위치정보·온도 등의 정보까지 담은 제작기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
4DX뿐 아니라 좌우 벽면까지 활용해 화면을 270도로 보는 스크린X에도 국내외에 등록된 총 20건의 특허 기술이 담겼다. 이들은 CJ CGV와 KAIST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기술이다. 3면에 겹치지 않게 영사하는 모니터링 기술과 3대의 카메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3cam 리그’ 기술이 대표적이다. 올 하반기 전용 영화가 처음 상영될 계획이다. 아직은 4DX 상영관과 별도로 설치됐지만 장기적으로 이를 합친 복합관 도입도 고려 중이다. 류희장 CJ CGV Creative LAB 과장은 “스크린X는 독자적인 멀티프로세션 기술과 다면활용이라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융합된 기술”이라며 극장 고급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CJ 4D플렉스 4DX 주요기술
-의자 등·바닥 진동 및 등·다리 두드림
-얼굴·귀 뒤 바람
-얼굴 물 분사 및 의자 뒤 비 효과
-영화관 전체 비바람 효과
-냄새 효과(고무 타는 냄새·바다 냄새·여자 향수 냄새·화약 냄새·커피 냄새·꽃 냄새·풀 냄새 등)
-비누 방울 효과
-안개 분사(특수 용액 사용)
-눈 날림 효과(특수 용액 사용)
-번개 효과
-온풍 효과(현재 개발 중)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