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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묘수를 두고서 졌다

제10보(169∼201)



이창호의 계산기가 조금 낡았는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신산(神算)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창호였다. 그러한 그가 끝내기의 실수로 이 바둑을 패하고 말다니. "속기니까 어이없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지요, 뭐."(김성룡) "아무리 속기라지만 이겨 있던 바둑을 놓친 것은 너무했어. 아무래도 집중력이 전 같지가 않아."(윤현석) 백76이 마지막 패착이었다. 이 수로 참고도의 백1에 두었더라면 여전히 백승이었다. 흑2에는 백3으로 물러서서 충분했던 것이다. 32세의 이창호가 18세의 강동윤에게 결승3번기의 제1국을 역전패당하고 말았다. "거의 완벽하게 닦았던 바둑이었는데…."(윤현석) "끝내기의 달인인 이창호가 끝내기에서 당한 것이 불가사의네요."(김성룡) "강동윤이 속기에 능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어요."(이정우) 이 바둑은 중반에 이창호가 보여준 코붙임 묘수가 하이라이트였다. 참고도2의 백5가 그것이다. 흑4를 유도해 놓고 백5로 갖다붙인 그 능청스럽고 노련한 수법은 정말 일품이었다. 이런 묘수를 둔 바둑은 이겨야 마땅한데 너무 안전위주로만 일관하다가 끝내기에서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실전은 2백76수까지 진행되었고 모든 끝내기까지 전부 끝난 상태에서 이창호가 불계패를 선언하는 것으로 끝났다. 초읽기에 몰려 던질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계가를 했더라면 흑의 2집반 승리라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201수 이하 줄임.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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