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현금성 자산, 상반기 27兆원 넘어

10대그룹의 보유 현금이 27조원을 넘어섰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대그룹의 상반기 사업보고서에서 나타난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말 현재 27조1,066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17조6,941억원)보다 53.20%가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10대그룹은 현금과 현금등가물(3개월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로 11조9,435억원을 보유,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조794억원에 비해 18.49% 늘었다. 특히 만기 1년 이내 예금ㆍ적금 등 단기금융상품은 99.13%가 급증한 15조1,6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유동성 여유분을 확보해 비상시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는 점은 평가할만 하지만 최근 양상은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현금성 자산을 마냥 쌓아놓는 모습”이라며 “투자부진에 따른 현금성 자산 비축 확대가 구조화한다는 것은 기업이 성장 잠재력을 육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그룹별 현금성자산은 삼성그룹이 9조6,623억원으로 1년전(5조5,391억원)보다 74.44%가 늘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의 현금성자산은 8조97억원으로 39.42%, 한진그룹은 3조1,894억원으로 91.96%가 늘었다. 이밖에 LG그룹이 89.55%가 증가한 2조3,804억원, 롯데그룹은 39.25%가 늘어난 7천570억원, 현대중공업그룹이 211.02%이 급증한 1조4,012억원이었다. 반면, SK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조1,151억원으로 1년전의 1조9,853억원보다 43.83%가 줄었고 금호아시아나그룹도 31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61.19%의 감소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