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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모바일카드시대에 '찬밥'

이통사 불공정한 수수료·비용부담 요구에 우리·하나SK카드 등 2~3곳만 상품 준비<br>"통신사 횡포에 체크카드 활성화 발목" 지적


체크카드 회원들이 휴대폰과 결합한 모바일카드 시대에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에 이어 체크카드에 대해서도 모바일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의 불공정한 수수료 및 비용부담 요구로 서비스의 상용화를 주저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카드사 중 모바일체크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 카드사업 부문(우리카드)과 하나SK카드 등 2~3곳에 그치고 있다. 다른 카드사들은 아예 모바일체크카드 출시를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당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는 곳 가운데서도 하나SK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상반기 내에 관련 상품 출시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모바일체크카드 출시를 망설이는 것은 사업성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회원의 일반 플라스틱 체크카드에 대해서도 이미 은행결제망 이용료 명목으로 은행권에 건당 0.5%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데 모바일체크카드에 대해서는 추가로 이통사들에 또 다른 수수료(0.1%선)를 내야 해 이중부담을 지게 된다. 더구나 이통사들은 모바일카드 발급시 보완용으로 함께 발급되는 플라스틱카드도 수수료를 낼 것을 일부 카드사들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불공정한 거래를 조장하는 횡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일부 카드사들은 자사의 매출과 무관한 이통사의 판촉에서도 비용 지불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신용판매의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통사들에까지 수수료를 뜯기게 되면 수지타산이 맞질 않아 모바일체크카드 출시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의 한 관계자도 "하나SK카드의 경우 공동출자자인 SK텔레콤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체크카드 출시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카드사들은 언감생심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체크카드 월간 결제건수는 지난해 2월까지 6,000만건선이던 것이 8월 이후부터는 9,000만건으로 급증했다. 아울러 국내 발급된 체크카드도 지난해 12월 말 현재 6,654만장으로 전년 말(5,557만장)보다 19.7%나 늘어났다. 하지만 이처럼 모바일체크카드 출시가 지연되면 체크카드 시장의 활성화는 어려울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체크카드 회원이 크게 늘고 있고 특히 무분별한 가계채무 증가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이용을 정부가 계몽하고 있는데 정작 통신사가 수익을 착취하는 구조라면 체크카드 시장의 활성화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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