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공동12위 '미끄럼'

美나비스코 3R, 테스키 6언더 단독선두박세리(24ㆍ아스트라)가 나비스코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마지막 4개홀동안 5오버파를 치며 순식간에 단독선두에서 공동12위까지 급전직하했다.

10여분 단위로 단독선두에서 공동2위, 공동5위, 공동8위, 끝내 공동12위까지 떨어진 박세리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넋을 잃었고, 이른 새벽 TV와 인터넷으로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말을 잃었다.

25일 오전(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에서 계속된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총상금 150만달러) 3라운드에서 박세리는 14번홀까지 보기는 단 한 개도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 합계 6언더파로 단독선두에 올라섰다.

그러나 15번홀 더블보기에 15, 16, 17, 18번홀 연속보기로 급추락, 합계 1언더파 215타로 경기를 끝냈다.

그사이 레이첼 테스키(29ㆍ호주)는 합계 6언더파 210타로 2타차 단독선두에 올랐고 3연승에 도전중인 아카 소렌스탐은 후쿠시마 아키코, 팻 허스트와 함께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2위를 이뤘다.

김미현은 박세리와 나란히 1언더파 공동12위를 기록했고, 장정은 이븐파 공동16위, 펄신과 송아리, 송나리는 7오버파 공동 48위, 구옥희는 8오버파 공동53위에 그쳤다.

이날 14번홀까지는 악명 높은 미션힐스CC가 박세리에게 무릎을 꿇는 듯 보였다.

2번홀(파5ㆍ504야드)에서 2온에 성공한 박세리는 이글 퍼팅을 실패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낚았고 3번홀(파4ㆍ406야드)에서도 80㎝짜리 버디를 잡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며 7번홀(파4ㆍ378야드) 1.5㎙, 13번홀(파4ㆍ403야드)에서 6.5㎙의 만만치 않은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운명의 15번홀(파4ㆍ387야드).

티 샷이 왼쪽으로 휘면서 러프에 떨어졌다. 최대한 그린 가까이로 안전하게 볼을 빼내기 위해 레이 업 했지만 그린 왼쪽벙커 앞의 러프에 빠졌고 샌드웨지로 친 3번째 샷은 그린을 오버했다. 이어 4번째 샷으로 핀 3㎙에 볼㎙을 붙였으나 보기 퍼팅이 홀을 면하면서 결국 더블보기를 했다.

이어 16번홀(파4ㆍ390야드)에서도 티샷이 왼쪽 러프에 빠지면서 3온 2퍼팅 끝에 보기를 추가했다. 17번홀(파3ㆍ171야드)에서는 마음의 안정을 잃고 6㎙ 버디 퍼팅 기회를 3퍼팅으로 날려버렸다.

마지막 18번홀(파5ㆍ526야드) 핀 110야드 앞에서 9번 아이언으로 날린 3번째 샷은 그린 왼쪽에 버티고 있는 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다행히 1퍼팅(2㎙)으로 마무리했지만 다시 보기였다.

한편 박세리는 지난주 레지스터 핑대회 마지막 라운드 15번홀에서 보기를 하며 우승을 놓쳤던 것을 상기한 듯 "15번홀과 무슨 악연이 있는 것 같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출전한 한국선수 8명 모두가 컷오프를 통과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대회에서 참가한 한국골퍼가 전원 3라운드에 합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비스코에 출전한 98명의 선수 중 2라운드 합계 7오버파 151타 이내를 친 74명이 컷오프 관문을 넘어섰다.

○.미국의 간판스타 멕 맬런(38ㆍ메이저 3승 포함 13승기록)이 이날 땅콩 자매의 위력에 눌려 6오버파 78타를 치고 말았다.

152cm 안팎의 김미현(24), 장정(21)과 동반라운드한 168cm의 맬런은 이들이 거리에서도 뒤지지 않자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자기 리듬을 잃어버렸다.

이날 김미현은 2언더파 70타, 장정은 1언더파 71타를 쳐 순위상승한 반면 맬런은 공동16위에서 48위로 추락했다.

○.선두에 나선 레이첼 테스키(29)는 지난 97년 미국LPGA 투어에 데뷔한 이래 98년 벳시 킹 클래식, 99년 칙필A, 미르틀비치클래식 등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캐리 웹과 함께 제1회 여자월드컵에 호주대표로 나서 우승했던 테스키는 지난주 레지스터 핑대회에서 올 들어 처음 톱10(공동7위)에 진입했다.

◇3라운드 성적

순위 선수 성적(1~3R)

1 레이첼 테스키 -5 211(72 73 66)

2 아니카 소렌스탐 -4 212(72 70 70)

후쿠시마 아키코 212(74 68 70)

팻 허스트 212(70 68 74)

12 박세리 -1 215(73 69 73)

김미현 215(74 71 70)

캐리 웹 215(73 72 70)

16 장정 0 216(74 71 71)

42 박지은 [phone])

48 펄신 [phone])

송아리 223(76 73 74)

송나리 223(74 73 76)

53 구옥희 [phone])

김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