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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이헌재 재경부장관
입력2000-03-11 00:00:00
수정
2000.03.11 00:00:00
안의식 기자
"총선후 경제위기설 과장된 측면 많아"『외환위기이후 위기론을 펴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위기론만큼 편리한 것도 없습니다. 실제 위기가 닥치면 예측을 잘한 것이 되고 위기가 안와도 경고덕분에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할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지나친 위기론에 따른 비용입니다. 잘못된 경고는 쓸데없이 위기관리비용을 높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위기설을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사회적 비용도 생각하는 자세가 아쉽습니다.』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은 4월 총선후 경제위기설등 최근의 경제상황을 걱정하는 사회분위기의 배경을 이같은 풀이했다. 李장관은 물가불안 경상수지적자에 우려등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2·4분기 이후 국제유가등 해외요인들이 안정되면서 우리경제의 안정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李장관을 만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대책과 입장을 들었다.
-마침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2주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이번 인터뷰가 더욱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등 최근 경제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올 거시경제 운용계획에 차질은 없을까요.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국제수지, 물가에 대한 걱정이 많은것 같은데 경제연구소장들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물가불안을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진단입니다. 물가면에서 보면 예전과 달라진 점은 첫째, 수입개방입니다. 두번째는 아직 기업들의 가동률이 평균 80% 정도로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다는 점입니다. 또 경제가 디지털화되면서 재고 투자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점도 물가에는 청신호입니다. 이-비지니스(E-BIZ)를 통한 유통단계의 축소로 재고유지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비용측면에서 불안요인이 없지는 않습니다. 유가(油價)와 등록금, 서비스 요금이 들먹이고 선거 후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분출도 예상됩니다. 그러나 유가는 점차 하향안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사 단기간 고유가가 지속되더라도 휘발유 탄력세율등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는 경우 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임금만 생산성 범위내로 흡수된다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유가, 엔저등 해외 악재에다 국내 경기회복과 함께 수입이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늘고 있는데요.
▲해외 불안요인들이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미국의 선거등을 감안할때 유가는 22-23달러선(두바이유 기준), 엔달러 환율은 105-110엔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수입급증의 문제도 원자재의 경우는 국제수지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수출로 다시 해외로 나가기 때문이지요. 현재 수출이 30%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유가도 원유수요가 감소하는 2·4분기 부터는 하향안정될 것으로 보여 올해 12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목표를 바꿀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경기자체가 활황인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1월에도 높은 성장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어 아직 경기상승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전분기대비로 하면 물가압박을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수입의존적인 경제구조상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인데 사실상 경상수지 흑자폭이 20-40억달러 정도 준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과거 성장률이 커지면 인플레이션이 오고 동반해서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난다는 일반적인 공식이 있었으나 여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성장이 가능합니다. 전세계적인 경제통합이 이뤄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없어졌습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없애야 부동산이나 주식에서 투기적인 수요도 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경제운용의 목표는 두가지입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없애면서 국제수지 흑자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경제 업적중에서 의미있는 것의 하나가 저금리기조 정착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최근 무역수지 적자와 원화절상이 문제가 되면서 정부가 금리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저금리 기조에 변화는 없습니다. 대우, 투신문제등이 해결된 만큼 금리는 앞으로 좀더 내려갈 여유가 있습니다. 25일현재 회사채 9.95%, 국고채 8.93% 인데 이보다 1.5-1.6%포인트 정도 더 내려갈 것으로 봅니다. 외자유입이 지속되면서 원화절상 압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부가 개입하면 환투기등을 불러들여 문제가 더 꼬이게 됩니다. 다만 앞으로 외화운용을 좀더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환율이 안정되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정책이 많다는 지적과 선거인플레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요즈음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한다고 많이 비판하지만 정부가 선거 때문에 돈을 푸는 일은 없습니다.이는 한국은행을 통해 확인할수 있습니다. 동계 실업대책은 정부가 당연히 할 일 입니다. 선심성 지출은 없습니다.
-코스닥은 거품우려가 나오는데 반해 거래소시장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불균형이 너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데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은 기업가치평가, 위험도 그리고 기대수익율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인데 갑자기 벤처붐이 일면서 자금이 코스닥으로 몰려들고 있어 두 시장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코스닥은 새로 생긴 시장이기 때문에 거래소시장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결과적으로 거래소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을 찾게 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관심을 끌수 있도록 기업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관투자가를 통한 간접투자를 확산시키는 것도 과제입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노동자들의 보상요구가 거세지는등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지난해 흑자의 대부분은 금리, 환율, 임금 안정에 기인한 측면이 많다는 점입니다. 생산성향상이나 경영혁신으로 인한 요인은 적은 편입니다. 최근 정보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생존경쟁도 치열해지고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계속 코스트다운에 힘써고 정보혁명 물결을 탈수 있도록 미래준비에 적극나서야 합니다. 따라서 근로자들도 당장 제몫찾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높이고 스톡옵션, 기업연금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배분의 몫이 커지도록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속에서 먼저 직장을 안정되게 해놓고 성과배분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대우자동차 처리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요.
▲정부도 대우차 처리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격만이 매각기준이 되어서는 안되며 여러기지 측면이 고려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400만대 자동차 생산능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인수기업은 부품등을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이를 조립만 해서는 안되며 기업발전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춘 기업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추가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현재 법무부가 기업지배구조개혁에 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시장시스템에 의한 기업경영감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사회와 주주총회 기능의 강화는 물론 주주권 행사의 실효성 보장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 보고서는 3월중 제출예정이며 보고서 제출후 의견수렴을 거쳐 상법등 관련법령 개정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출자은행의 민영화 계획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추진됩니까. 4% 동일인 지분소유제한이 있는 은행에 대해 「경영권 매각」방식을 거론 하셨는데요.
▲구체적인 지분매각 계획은 빠르면 1·4분기중에 늦어도 4월까지는 만들 계획입니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은행경영을 빨리 정상화 시켜 시장의 기대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경영권 매각방식이란 국민은행(골드만삭스), 주택은행(ING베어링)등과 같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을 말합니다. 정부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국내의 많은 사람들에게 5,000-6,000원에 팔 수도 있고 일부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매각할 수도 있습니다. 조만간 한 은행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입니다. 15-20%의 지분을 전략적 제휴를 통해 팔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매각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주식 매각은 자칫시장에 충격을 줄수 있기 때문에 우선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한 뒤 이를 다시 시장에 내다 파는 방법이나 처음부터 시장에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부터 매각에 나설 계획입니다.
대담=朴時龍 부국장 겸 정경부장
정리= 안의식기자 ESAHN@SED.CO.KR
정재홍기자 JJH@SED.CO.KR
입력시간 2000/03/1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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