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는 산업은행과 미국 GM간 협상 타결로 최악의 경우에도 독자생존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GM대우의 기술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GM이 GM대우의 미상환 우선주에 대한 보증을 선데다, GM대우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도 모두 상환해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산은은 이번 협상에서 당초 목표였던 기술소유권 확보에는 못 미치지만 사실상 소유권에 준하는 ‘항구적인 무상사용권’을 확보했다. 산은과 GM은 GM대우가 GM과 공동 개발한 기술에 대해 항구적인 무상 사용권을 약속받고, 연구 개발 비용 분담률에 따라 로열티를 나누도록 한 것. 이에 따라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더라도 GM대우는 그 동안 개발했던 기술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GM의 다른 계열사들이 사용하는 GM대우 기술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특히 GM대우 독자적으로 신차 개발, 수출, 해외생산, 합작투자 등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기술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껍데기만 남는 GM대우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GM대우를 소형차 거점기지로 삼으려는 GM의 글로벌 전략이 확고하기 때문에 GM대우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GM대우는 이번 협상으로 재무 건전성이 개선돼 신차 개발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했다. GM이 오는 2017년까지 GM대우가 채권단에 발행한 우선상환주 원리금 약 2조3,0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선데다, GM대우도 이날 1조2,000억원 가량의 대출금을 상환해 부채를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신차개발, 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팀 리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번 합의안을 통해 GM대우의 장기 발전을 보장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GM대우가 성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비즈니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GM대우는 이번 협상에서 확보한 독자생존 기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공략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GM대우는 내년에 국산차 업체 중 가장 많은 7~8개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젠트라 후속, 다목적차량 올란도, 윈스톰 후속, 토스카 후속 등 수 년 만에 새롭게 개조된 신차도 내놓는다. 이들 가운데 3개 차종을 제외하곤 모두 GM대우가 주도해 만든 글로벌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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