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세계 최고의 골프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중국과 손을 잡았다.
PGA 투어는 3일 내년부터 중국의 프로골프 투어와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팀 핀첨 PGA 투어 커미셔너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 대회 장소인 중국 상하이의 시산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중국 골프 도약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에 따르면 PGA 투어는 연간 12개 대회 규모로 내년 3월 출범하는 중국 내 새로운 프로골프 투어의 파트너로 나선다. 중국골프협회(CGA)와 공동으로 투어를 운영하게 된다. 12개 대회는 '차이나 투어ㆍPGA 투어 차이나 시리즈'로 명명될 예정이며 개별 대회에는 총상금 20만달러(약 2억1,000만원)가 걸린다.
PGA 투어와 중국 투어의 파트너십은 중국 선수들의 미국 무대 진출 교두보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PGA 투어는 이미 캐나다, 남미 투어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캐나다와 남미 투어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정상급 선수들은 PGA 2부 투어(웹닷컴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PGA 투어의 등용문인 퀄리파잉(Q) 스쿨이 올해 폐지돼 2부 투어의 중요성이 커졌다. 2부 투어를 통해야만 정규 투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PGA 2부 투어 티켓을 노리는 중국과 아시아 선수들이 중국 투어에 몰릴 게 뻔하다. 2부 투어행 티켓의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근 중국 골프는 급성장세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14세 골프신동 관톈량이 지난 4월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사상 최연소 출전과 사상 최연소 컷 통과를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펑산산(24)이 메이저대회인 미국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상하이에서 열리는 특급대회인 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 PGA 투어 정규대회로 승격됐고 미국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이 신설돼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번 파트너십 역시 중국 골프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다.
중국은 프로골프 투어규모나 선수의 성적 면에서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톈량 효과'로 자녀에게 골프를 가르치려는 신흥 중산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다른 종목에서처럼 골프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부흥을 꾀하는 한국 남자골프가 더욱 분발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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