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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이 아니었다면 美·유럽 종교도 이슬람?

비잔티움 연대기<br>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 남경태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비잔티움이 아니었다면 美·유럽 종교도 이슬람? 비잔티움 연대기J. 노리치 지음 남경태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권홍우 편집위원 hongw@sed.co.kr '미국의 유럽ㆍ러시아의 종교는 이슬람.' 가당치 않은 얘기 같지만 그럴 뻔 했다. 유럽의 기독교 문명은 비잔티움제국이 페르시아와 사라센의 침입을 막아낸 덕분에 살아 남고 신대륙까지 퍼졌다. 동로마제국으로도 불리는 비잔티움제국은 서기 330년부터 1453년까지 1123년간 존속한 거대제국. 전성기에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터키ㆍ불가리아ㆍ유고ㆍ시리아ㆍ이스라엘ㆍ이집트까지 아우렀다. 비잔티움이 아니었다면 유럽의 학문과 문화도 없었다. 서유럽이 중세 암흑기에 빠져 있을 동안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보전, 발전시켰으니까.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된 이유도 콘스탄티노플과 교류를 통한 선진기술과 제도, 문화 수입 덕분이다.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투르크에 함락된 후, 유럽에 몰려든 난민들은 근대의 개막을 앞당겼다. 유럽의 빗장이며 문화의 저장고이자 자양분이었음에도 비잔티움제국은 망각의 대상이다. 왜 그럴까. 서유럽 중심의 사고방식 탓이다. 15세기 이후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한 서유럽 특유의 우월감 때문에 잊혀졌지만 비잔티움제국은 서구는 물론, 아랍과 현대 문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일요일을 예로 들어보자. 언제부터 기독교는 일요일을 안식일로 섬겼을까. 로마제국을 비잔티움제국으로 바꾼 콘스탄티누스가 321년 3월7일을 '경건한 태양의 날'로 전하고 휴일로 선포한 데서 유래됐다. 제국 초기 펼쳐진 삼위일체론과 단성론간 논쟁 끝에 이단으로 몰려 동방으로 쫓겨난 아리우스파의 교리는 무함마드가 세운 이슬람의 교리와 너무도 닮았다. 신간 번역서 '비잔티움 연대기'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 외교관 출신의 지은이 줄리어스 노리치는 원고지 7,000여매에 88명의 황제를 중심으로 정치와 문화, 외교, 궁정 암투를 그려냈다. '역사의 인디아나 존스'를 자처하는 작가답게 새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가령 이집트 카이로를 알렉산더 대왕이 세운 알렉산드리아의 후계 도시로 알고 있지만 실은 사라센이 새로 건설한 도시다(1권 520쪽). 십자군 전쟁도 성지를 탈환하려는 로마 교황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힘이 약해진 비잔티움 제국의 군사원조 요청에서 비롯됐다(3권 80쪽). 방대한 분량에는 슬라브 언어의 창시와 러시아 국가, 러시아 정교회의 기원도 나온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발칸반도에서의 종교적 갈등의 기원도 파악할 수 있다. 책은 술술 읽힌다. 황제와 궁정의 얘기가 흥미롭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리스인은 물론 아랍계, 심지어 히브리식 이름을 지닌 황제까지 제위에 오르는 동안의 궁정사에는 아들의 눈을 뽑은 황후와 역사상 유래 없는 공동여왕, 40살 연하의 10대 미남청년을 골라 공동황제로 등극시킨 50대중반의 미망인 황후가 등장한다. 책의 또 다른 가치는 번역과 역주. 번역과정의 수고로 원서의 영어식 인명과 지명 표기를 그리스 또는 로마식으로 모두 바꿨다. 서양사 뿐 아니라 동양사ㆍ종교사ㆍ한국사까지 넘나드는 풍부한 역주도 읽는 맛을 더해준다. 1ㆍ2권 각 2만8,000원. 3권 3만원. 입력시간 : 2007/04/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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