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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잇는 은행원 횡령… 대책마련 시급

최근 들어 은행원이 거액의 내부자금을 횡령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회사공금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하는 등 은행과 거래 고객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우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상시 감사체제를 강화, 사고의 사전예방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관계당국이 발벗고 나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요구하고 있다. ◆끝없는 은행원 비리 28일 경찰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경찰서는 주식투자로 진 빚을 갚기 위해회사 돈 22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외환은행 서울 모 지점 소속 박모(36) 과장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과장은 장기 해외체류 고객과 자신의 친인척 등의 명의를 도용해 대출서류를 작성하고 허위담보를 설정, 지난 2001년부터 최근까지 총 15억5천만원을 빼돌렸으며 고객이 상환한 대출원리금 6억5천만원을 별도로 챙겼다. 지난 15일에는 조흥은행 자금결제실 소속 김모(31) 대리가 회사자금 4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은행의 대외차입금을 갚는 것처럼 직원들을 속여 회사 공금 400억여원을누이의 명의 계좌에 6~7회에 걸쳐 분할 입금, 횡령한 돈을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15일에는 하나은행 전주 모 지점 소속 여직원이 회삿돈 20억~30억원(은행 추산)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으며 같은 달 4일에는 수납공과금 1억원 가량을 횡령한 모 은행 직원 이모(27.여)씨가 구속됐다. ◆시중銀, "사전예방 주력..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연이은 내부직원의 횡령사고에 대해 은행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상시감사체제의 강화를 통해 사전예방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관계당국이 나서 제도적 사고예방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음먹고 덤벼드는 직원들을 미리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면서도 "은행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동원해 사고예방에 나설 것이지만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각 사업단위별 책임자가감사업무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실적향상과 내부 감사업무 모두를 완벽히해내기란 업무 여건 상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원의 비리가 줄을 잇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이 적극 나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564건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으며 사고금액은 3천116억원으로 7.5% 가량 늘어났다. 이 가운데 횡령이나 유용은 380건으로 전년대비 14.8% 늘었으며 금액으로는 1천953억원으로 88.9%나 증가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횡령사고를 막고 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고혐의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증권사가 검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내용의 모니터링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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