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앤조이] Noblesse Oblige 나눔과 사랑 여유있는 당신의 몫입니다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관련기사 [리빙앤조이] #이야기 둘 [리빙앤조이] #이야기 하나 [리빙앤조이] # 이야기 셋 임플란트 전에 순환기 환자 별도 검사 받아야 2007년 건강달력 다달이 체크하세요 꿈·모험·판타지…방학에 볼 만한 영화 2차 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4년. 독일의 V2로켓들이 시도 때도 없이 런던을 유린했다. 로켓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방공호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방공호 안에 자리를 잡을 때면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불문율이 있었다. 가난한 서민들은 안전한 방공호 안쪽 자리를 차지했고, 귀족이나 부유층들은 파편이 튀어 들어오거나 천정이 무너질 수도 있는 입구쪽에 자리를 잡았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어두운 방공호 안에는 하나라도 더 배우고, 더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기원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의 귀족 숫자는 15분의 1로 감소했다. 이는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귀족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없는 평시라면 이 같은 정신은 봉사와 나눔의 실천으로 이어진다. 구랍 26일 타계한 제랄드 포드 전 미국대통령은 퇴임 후 거주해온 캘리포니아 사막 랜초 미라지의 자택인근에 알코올 및 마약중독 재활센터를 설립, 5만 명이 웃도는 중독자를 치료했다. 포드에 이어 39대 대통령에 오른 지미 카터도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펼치며 지구촌을 누비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지난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세운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310억 달러를 기부, 미국내 자선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으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도 이 같은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사례로 꼽히는 경주 최부자는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한다는 수범(垂範)을 실천하며 가진 자의 의무를 다 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기부, 자선문화는 외국과 견주어 볼 때 빈약한 게 사실이다. 다만 최근 들어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뿐이다. 아름다운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3년 한 해 전 국민의 64.3%가 자선적 기부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기부금액은 5만7,859원으로 조사됐다. 자원봉사 참여 경험은 16.8%, 평균 자원봉사 시간은 7.38시간으로 기부경험은 2000년 (57%)과 2001년(48%)에 비해 각각 7.3%포인트 및 16.3%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돼지해 라지만 중산층의 몰락과 빈부의 양극화로 서민들이 느끼는 정초의 체감기온은 썰렁하기 그지 없다. 정해년 벽두 독자 곁을 찾아가는 리빙앤조이는 이 겨울을 따뜻이 덥혀, 온 국민의 동질감을 회복시켜줄 가진 자의 선행 보고서다. 입력시간 : 2007/01/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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