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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리부동… 비겁한 與野

한나라, 몸싸움 등 악수 유도·의도적 처리 연기<br>민주는 내심 강행처리 바라며 겉으론 반대 외쳐<br>FTA비준안 처리 무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비겁한 정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의 2중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극도의 무기력 상황에 빠졌고 한나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FTA 처리를 계속 연기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FTA 비준 반대를 주장하고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조속한 비준을 강조하면서도 야당의 몸싸움을 고의적으로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일로 예정됐던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한미 FTA의 유탄을 맞아 무산됐다. 민주당은 야권연대에 매몰돼 민노당을 비롯한 소수 강경파에 끌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민주당은 민노당ㆍ국민참여당ㆍ진보신당ㆍ창조한국당 등 야5당 대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연석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 저지를 결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통과시키려 한다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의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이 한미 FTA를 밀어붙인다면 괴멸할 것"이라며 "삶을 피폐화시키는 한미 FTA를 강행 처리하면 국민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실제 입장은 FTA 비준을 결사 반대하는 민노당 등과 다르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속내는 한나라당이 조속히 강행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민노당에 끌려가는 행태는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민노당의 인질이 돼 한미 FTA를 방해하는 데 나서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여당의 행태도 비겁하기는 매한가지다. '한나라당은 책임정당, 민주당은 무책임정당'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이번주까지 끌고 가겠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로 통하는 한 한나라당 의원은 3일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당이 지금과 같은 FTA 정국에서 굳이 무리수를 둬가며 조기에 통과시켜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야권통합의 딜레마에 빠져 무책임하다는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다음주 처리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너무 시일을 끌면 보수층 등에서 '무능하다' '리더십이 없다' 등등 여러 말이 나오게 돼 다음주에는 꼭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오는 1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날 본회의가 취소된데다 재적의원(299명)의 4분의1 이상만 요청하면 본회의를 열 수 있어 8~9일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음주 재차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단독의결을 시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해 밀어붙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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