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당경쟁의 원인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정 은행이 주범이라고 몰아세우는가 하면 상대방을 흠집내기에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감독당국도 과당경쟁에 대한 제보가 넘쳐나 머리만 싸매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국민은행이 과열경쟁을 한다는 제보가 너무 많아 검사 때 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국민은행에 대한 뒷말이 많은 만큼 실제로 그런지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B금융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원화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총량 증가분은 많지 않은데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영업을 못했던 국민은행이 올해 영업에 들어가자 다른 은행이 심하게 견제를 한다고 주장한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신한은행 등이 감독원과 언론에 국민은행에 대한 흠집내기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상도가 있는 법인데 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여론몰이에 나선다는 의혹을 받는 신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이고 감독원이나 언론에 작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집단대출을 제외한 창구에서 나가는 주택담보대출은 국민은행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들이 서로 마타도어식 영업을 하는 것은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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