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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익마저 줄어 '사면초가'

■ 건설사 어떻길래<br>주택경기 침체 지속… 공공발주 급감…


"'내년이면 좀 나아지겠지'라고 하던 것이 벌써 5년째입니다.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D건설 관계자)

국내 건설업계의 현 상황은 사면초가(四面楚歌)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후 국내에서는 공공발주 감소와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된데다 최근에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의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안간힘을 써왔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배경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곳곳에서, 그리고 오래전부터 나타나왔다. 국내 건설업체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주택시장과 공공시장은 동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17% 떨어지며 25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 부문 발주물량도 급감했다. 2월 국내 공공 수주액은 2조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줄었다. 특히 공공공사 발주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째 매달 20~40%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과 공공발주 위축은 고스란히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체 영업이익률은 0.2%에 불과했다. 제조업(5.6%)의 20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익이 줄고 차입금을 통한 영업활동이 계속되면서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 2011년 80.96이던 이자보상비율은 10.89로 감소했다.



법정관리 중인 한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한때 300명이 넘던 직원이 지금은 100명도 채 안 될 정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했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며 "경영진이 열심히 뛰고 있는 것 같지만 솔직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국내 건설사와 경쟁관계에 있던 이탈리아의 대형 건설사 사이펨은 '2013년 실적치'를 발표했다. 매출액은 135억유로로 전년과 비슷하게 예상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인 7억5,000만유로로 전망했다. 당시만 해도 사이펨만의 수익성 악화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적 쇼크를 먼저 경험한 것은 국내 건설사들이었다. GS건설이 1ㆍ4분기 5,354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5년간 가장 뚜렷한 외형 성장세를 보인 삼성엔지니어링도 2,198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수익성 악화는 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산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일부 건설업체와 석유화학 플랜트 등 특정 분야에 국한된 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인 만큼 수익성 악화는 타 업체와 공종에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유럽 건설사들이 중동 등 국내 업체들의 주력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것이 눈에 띄며 중국ㆍ터키 등 신흥 경쟁국들도 도로ㆍ철도 등 토목 분야는 물론 건축ㆍ플랜트 등에서도 경쟁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국내 건설사로서는 악재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텃밭인 중동 시장에 유럽 업체를 비롯해 후발 국가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 심화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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