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프랑스 파리 오페라발레단 버전의 '지젤'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오는 2월 24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지젤'은 기존 러시아 버전이 아닌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의 안무작으로, 19세기 낭만주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프랑스풍의 섬세한 춤과 드라마틱한 연기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순박한 시골처녀 지젤이 귀족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 배신당한 충격으로 죽은 뒤 유령이 돼 나타난다는 내용의 발레 '지젤'은 1841년 테오필 고티에의 대본에 장 코랄리, 쥘 페로의 안무로 파리 가르니에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낭만 발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파리 초연에서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뒤 런던ㆍ상트페테르부르크ㆍ밀라노 등 유럽 각국 발레단에 수출됐으며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여러 안무가에 의해 다른 버전으로 수정, 변형되기도 했다. 국립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의 '지젤'을 재현하기 위해 춤 뿐아니라 무대세트ㆍ의상ㆍ조명ㆍ음악 등 공연의 모든 요소를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 가져온다. 유럽의 발레 무대 디자이너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디자인한 그림이 배경으로 걸리며 라스칼라 극장의 의상을 제작하는 밀라노 브란카토 아뜰리에가 의상을 제공한다. 조명 디자이너인 마리온 휴레트와 발레음악 전문 지휘자인 이탈리아 지휘자 마르지오 콘티도 한국 공연에 참여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한 쌍도 초청된다. 프랑스 발레계의 '바비인형'으로 불리는 라에티시아 퓌졸과 타고난 신체조건과 뛰어난 테크닉으로 인기 있는 마티유 가니오가 초청돼 2월 27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파트리스 바르 안무가가 자신의 작품을 국립발레단에 허락한 것은 한국 발레 수준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지난해 러시아 초청 공연을 치르면서 국제적 반열에 오르고 있는 국립발레단이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지젤'이라는 또 하나의 레퍼토리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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