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시중 유동성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한국은행의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은 갈수록 폭발추세를 보여 오는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광의유동성(L) 잔액은 1,94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4조9,000억원 증가했다. 매일 1조원 이상씩 늘어나면서 전달의 25조3,000억원보다도 증가폭이 커졌다. 이는 199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이다. 증가율 측면에서도 전월 대비 1.8% 늘면서 2002년 10월 2.1%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12.7%로 2003년 2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제규모도 커지고 있어 과거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최근 유동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 유동성이 급증한 것은 증시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기관유동성(Lf) 잔액도 1,609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7조2,000억원(1.7%) 늘면서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6개월 미만 금융상품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6개월 이상 2년 미만 금융상품 중 주식형 수익증권 증가액은 5월 4조3,000억원에서 6월 8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광의통화(M2) 잔액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11.3%로 높아져 4~5월 10%대로 둔화조짐을 보이다가 다시 11%로 올라섰다. 더구나 증시 상승폭이 6월보다 7월에 더 컸던 점을 감안하면 시중 유동성 증가세는 더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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