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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대만·홍콩 등서 중소기업 DR 발행, 조만간 성과 있을 것"<br>중기청과 매년 포럼 개최, 해외 자금조달 적극 지원<br>디도스등 해킹 공격 대비, IT 시스템 전반 재점검<br>러·印尼등 신흥시장에 증시 인프라 수출 추진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들도 해외에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해외 주식예탁증권(DR) 발행을 적극 도울 생각입니다." 김경동(60ㆍ사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무장한 국내 중견기업과 강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해외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중소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해외 DR를 통해 외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낮은 인지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 사장은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만과 홍콩 등에서 해외DR 발행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해외DR발행 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DR발행 포럼은 예탁결제원이 지난 2007년 이후 침체된 국내 기업의 해외상장 붐을 재조성하기 위해 개최한 것으로 국내 금융투자 업계와 기업 등 110개 업체가 나와 해외DR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해외시장 진출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행사에는 특히 미국의 나스닥과 홍콩거래소ㆍ런던거래소 관계자들도 직접 참석해 경쟁력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열기가 뜨거웠다.

해외DR는 해외투자가의 편의를 위해 기업들이 한국에서 발행한 주식(원주)을 예탁결제원을 비롯한 결제기관에 맡기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에서 거래할 수 있는 대체증서를 발행하는 것으로 국내 주식과 상호전환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기업이 발행한 해외DR로는 삼성전자와 포스코ㆍSK텔레콤 등 총 9개사 45개 종목이 있다. 해외증시에 상장되기 때문에 현지 수출기업의 경우 홍보수단 역할도 톡톡하게 한다는 이점이 있다.

예탁결제원은 현재 미국과 유럽시장에 집중된 해외DR 발행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만의 DR예탁은행인 차이나트러스트와 국내 기업의 대만DR(TDR)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원주보관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로써 예탁결제원은 국내 기업이 DR 형태로 대만시장에 진출하는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고 앞으로 홍콩ㆍ중국ㆍ일본ㆍ인도 등 지역DR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해외DR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함께 매년 DR 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의 나스닥이나 영국ㆍ홍콩은 물론 세계 주요 시장에서 참여하고 국내의 여러 기업들이 참석해 교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되면서 그 특성에 맞는 새로운 운용지원 시스템 마련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헤지펀드의 글로벌 투자전략 지원 차원에서 해외 투자지원 플랫폼과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헤지펀드가 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올해 프라임브로커 전용 플랫폼 도입을 추진함과 동시에 글로벌 투자지원 플랫폼과의 연계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예탁결제원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과 관련해 지난해 12월부터 헤지펀드 운용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의 모든 펀드 업무를 집중 처리하는 펀드넷을 통해 헤지펀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는 이를 더 발전시켜 프라임브로커 전용 플랫폼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프라임브로커 전용 플랫폼은 복수의 프라임브로커의 담보관리 업무 등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초기 투자비용과 업무부담을 줄여 프라임브로커 제도가 이른 시간 안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가 롱쇼트(Long-short)와 같은 주요 전략을 원활히 구사하기 위해 프라임브로커의 증권대차 업무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이를 위해 새로운 증권대차 거래유형인 연계거래제도를 오는 3월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연계거래제도는 프라임브로커가 물색한 증권의 대여자와 차입자인 헤지펀드를 직접 연결해 거래 당사자가 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프라임브로커의 대차거래 관련 담보비용이 줄어 헤지펀드의 증권차입 수요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탁결제원은 헤지펀드의 글로벌 투자전략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김 사장은 "9월까지 옴지오ㆍ유로클리어ㆍ블룸버그 등 글로벌 투자지원 플랫폼과 연계해 글로벌 펀드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의 글로벌 투자전략 구사시 거래비용과 운용위험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정보기술(IT) 보안 분야다. 최근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등으로 금융권의 보안 이슈가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국내증시의 핵심 인프라인 예탁결제원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에 나선 것이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의 PC부터 보안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직원과 메인시스템이 연결되는 과정에 예탁결제원의 방화벽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를 바닥부터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개월 반에 걸쳐 전체 시스템을 점검했고 현재는 문제점이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는 등 새로운 방화벽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최근에는 모의 해킹이 진행되고 있는데 부문별 방화벽의 수준을 상중하로 평가해 허술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한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탁결제원은 현재 외부보안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IT보안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IT보안을 위한 통합관제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사이버 공격 등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해 외부 침입에 의한 정보유출 등을 예방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기적으로 모의해킹을 실시해 취약점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정보유출 사고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내외부 네트워크 업무망을 분리 운영하는 등 완벽한 IT보안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얼마 전 일본 예탁결제기관 직원 5명이 와서 한국 예탁결제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고 갔다"며 "예탁결제원은 지난해에만도 라오스ㆍ우즈베키스탄 등 17개국, 약 150여명의 자본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초청연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에서 한국예탁결제원의 우수성을 인정해 업무를 벤치마킹하고 노하우를 받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전세계 예탁결제기관 총회인 ACG15 총회를 우리나라가 주관한 것을 계기로 ACG 회원국과 다른 국가의 예탁결제기관 등에서 한국예탁결제원의 담보관리와 펀드넷 등에 대한 업무설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3월 인도네시아와 예탁결제 인프라 현대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4월에는 러시아 예탁결제기관을 직접 방문해 펀드넷 업무를 설명하고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은 2005년 한국의 증권대차ㆍ환매조건부매매(Repo) 시스템을 모델로 태국증권시장 컨설팅과 전산 시스템 설계를 제공해 약 40만달러의 컨설팅 수입을 올린 바 있다. 2009년부터는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베트남 증권시장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적인 유상수출 외에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와 우즈베키스탄ㆍ아제르바이잔 등 옛 소련 독립국가연합 등을 대상으로 초청연수나 전문가 파견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한국은 과거 선진국의 지원을 기반으로 오늘날 성장을 이뤘다"며 "이제는 우리가 지식봉사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신흥시장에 가서 증권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자고 해외사업부에 얘기하고 있다"며 "동남아 등 글로벌 신흥시장에 예탁원의 선진 인프라를 수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익 환원은 당연한 의무" 사회공헌도 활발




"한국예탁결제원은 독점사업을 하는 공기업입니다. 회사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취임 이후 사회공헌활동에 각별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예탁결제원의 사회공헌재단인 KSD나눔재단에 130억원의 기금을 추가 출연해 300억원을 확보하도록 했다. 김 사장은 "임기 중 KSD나눔재단에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기금을 운용해 연 4% 정도의 수익이 생긴다고 가정할 때 매년 40억원 정도의 자금으로 안정적인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1월 대한적십자사에 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재난 발생시 활용할 수 있는 긴급구호센터 설립을 후원하는 것이었다. 대한적십자사 설립 이후 단일 건으로는 사상최대 규모였다. 김 사장은 "30억원을 기부하자고 이사회에 처음 얘기할 때 다들 깜짝 놀랐다"며 "예탁원 수익은 결국 국민의 것이기 때문에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이사회를 설득해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KSD나눔재단은 이 외에도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과 장학사업, 해외 저개발국가 지원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또 독거노인과 명절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사랑의 김장나눔 등 각종 봉사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 점령운동 같은 것을 보면서 사회의 약한 연결고리를 연결해주는 작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사회공헌활동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탁결제원이 금융 공기업인 만큼 양극화로 단절된 사회의 연결고리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나 기관들이 이익의 사회환원을 통해 사회 빈곤층을 지원하면 월스트리트 점령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에 대한 강조는 그의 경영철학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 사장은 "예탁결제원 CEO로서 모든 고객과 파트너ㆍ직원은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공동가치 창조경영에 힘쓸 것"이라며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감동 첫 발은 직원 만족서 시작" 애로사항 직접 챙겨


■김경동 사장은

지난 20일 오전9시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집무실에 예외 없이 직원만족팀 직원들이 들어섰다. 해당 팀은 매주 금요일마다 김 사장과 얼굴을 맞대고 직원만족을 위한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직원만족팀은 "경기도 일산 사옥의 지하주차장에 사각지대가 있어 보완시설이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김 사장은 즉석에서 개선을 지시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제일 먼저 직원만족팀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 오전9시에 그들에게 보고를 하도록 했다. 중간과정 없이 사내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있는 그대로 듣고 싶어서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지시했던 개선사항과 성과에 대한 보고도 받는다.

김 사장은 왜 직원만족을 강조할까. 그는 "직원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매일 출근하는 것이 기다려지고, 회사의 성공에 진정으로 기여하고 싶고, 조직원으로서 자부심이 충만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결국 회사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직원만족팀은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임직원 생일축하 행사부터 심리치유 프로그램, 미혼직원 만남 주선 등은 물론 창업이나 귀농ㆍ자원봉사 등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한 다양한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도 이들의 몫이다. 지하주차장 사각지대 해소처럼 소소한 건의사항을 처리하는 것도 '해결사'로서 이들이 해야 할 업무 가운데 하나다.

김 사장은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악성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며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행복 바이러스가 퍼지도록 하는 것도 CEO로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고객감동은 직원만족에서 시작된다"며 "직장에 만족하는 직원이 고객감동을 창출해내고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하는 것은 물론 자기 일과 조직에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약력

▦1952년 경남 함안 ▦1969년 한일은행 입사 ▦1970년 마산상고 졸업 ▦1981년 명지대 경영학과 졸업 ▦2004년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 수료 ▦2004년 우리은행 부행장 ▦2007년 우리기업(우리은행 자회사) 대표 ▦2008년 우리금융지주 수석전무 ▦2010년 우리투자증권 고문 ▦2011년 8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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