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전 병력도 악화땐 보험금 줘야

계약전 병력도 악화땐 보험금 줘야법원 "업무상재해 해당" 판결

보험약정상 「재해의 원인이 된 사실이 보험기간 중에 생긴 경우」에 한해 보상계약을 맺었더라도 그 전에 발생한 질병이 업무과다 등으로 보험기간 중 악화됐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김용균 부장판사)는 26일 황모(39·전남 여수시 여천동)씨가 국제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보험금 7,803만5,492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비록 원고가 보험계약 체결 전에 이미 B형 바이러스간염을 앓은 병력이 있기는 하지만 원고질병의 발병시기 및 진행경과 등에 비춰 적어도 원고의 간경변 내지 간암은 보험기간 중에 생긴 신체의 질병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업무상재해와 동일한 방법으로 보상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6년 12월부터 1년 기간으로 K건설과 「근로자 재해보상책임보험」 계약을 맺은 국제화재해상보험은 원고 황씨가 K건설 베트남 도로건설 현장에 파견근무 중이던 97년 9월 간경변과 간암진단을 받고 제기한 보험금지급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승소판결이 나오자 원고 황씨가 보험계약 이전인 96년 9월에 이미 만성B형 바이러스간염을 앓았다며 항소했다.

김대혁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9/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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