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한마당' 전 계열사로 확대… 직무교육 통한 협력사 취업 지원
'청년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시행
대학과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6400명 엔지니어로 탈바꿈
대구혁신센터서 5000명 창업교육
삼성그룹이 17일 대대적 청년 고용 확대 방안을 내놓은 것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청년 고용문제 해결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함에 따라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대치인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한 대기업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앞서 SK·LG·롯데 등 주요 그룹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삼성은 청년 일자리 확대와 함께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정착시켜 기성세대와 젊은세대가 효율적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구조를 갖춰나가기로 했다. 은퇴를 앞둔 직원들의 급여를 매년 일정 부분(직전 연도의 10%씩) 줄이는 대신 그만큼 청년의 신규 일자리를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은 우선 각 계열사들의 신규 투자에 대응하는 인력 1만명을 2년간 추가로 직접 고용한다. 1단계 투자규모만도 15조6,000억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를 필두로 삼성바이오로직스 2·3 공장이 올 하반기 증설돼 인력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호텔신라의 시내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에버랜드 파크호텔도 직접 고용을 유발할 신규 투자 프로젝트들이다.
삼성은 청년 실업이 만연한 가운데서도 유망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구인난을 겪는 이른바 '인력 미스매치'의 모순을 해소하는 데도 팔을 걷기로 했다.
청년 3,000명을 선발해 3개월은 삼성에서 직무교육을 제공하고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게 한 뒤 삼성 협력사에 취업시키는 '청년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은 직무교육 및 인턴십 기간 6개월간 이들에게 월 150만원씩 급여를 주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서 4년 이상 근무한 인재는 삼성 계열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도 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취업준비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급 교육기관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도 벌인다. 경북대(모바일), 서울대·KAIST·성균관대(반도체) 등 전국 38개 대학과 전문대 9곳, 마이스터고교 26곳을 통해 삼성과 협력사가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분야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금형·플랜트·소매유통·환경안전이며 규모는 1,600명선이다.
삼성은 기존 협력사 구인 지원 프로그램인 '협력사 채용 한마당'도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삼성물산·삼성중공업·호텔신라가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계열사의 참여를 확대해 협력사들과 우수 인력의 접촉을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직업체험형 청년인턴 4,000명을 추가 선발해 한 달 150만원 급여를 받으며 3개월간 전자제품 판매영업과 금융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청년 일자리 종합 대책에는 창업가를 기르는 프로그램도 있다. 특히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의 6,400명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탈바꿈시키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고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년간 5,000명에게 창업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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