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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통신분야] 무궁화 1.2호 활용못해 1,000억 낭비
입력1999-04-07 00:00:00
수정
1999.04.07 00:00:00
백재현 기자
지난 95년 8월. 한국통신은 우리나라의 첫 방송·통신용 위성인「무궁화 1호」를 발사했다. 선진국이 독점하던 위성통신분야에 우라나라가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당시는 국내에서도 위성방송의 필요성이 활발하게 논의되던 시점이었기때문에 무궁화 1호에 대한 나라 안팎의 기대는 특별했다.그러나 기대 속에 쏘아올린 무궁화 1호는 하릴없이 허공만 맴돌다 올해 말이면 수명을 다하고 우주의 미아로 전락할 운명이다. 이 위성을 이용해 위성방송 사업을 할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것은 근거가 되는 「통합방송법」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통합방송법은 지난 95년부터 여야간에 다람쥐 챗바퀴 돌듯 다툼만 계속한 결과 아직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통은 96년 996억원을 들여 무궁화 2호 위성을 쏘아올렸다. 물론 통합방송법등 관련 제도가 정비될 것을 예상하고서다.
현재 무궁화 1, 2호 위성은 통신용은 24개 중계기 중 85%가 활용되고 있지만 방송용은 6개 중 1.25개만 이용되고 나머지는 놀고 있다. 방송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KBS, EBS(교육방송)이 각 2채널, 방송통신대학이 1채널 등 5개 채널이, 그것도 시험방송형태로만 이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통신이 무궁화 1, 2호의 발사후 방송부문이 놀고 있기 때문에 입고 있는 손실액은 연간 70억7,000만원.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236억원에 달한다. 결국 한국통신은 통합방송법이 늦어져 지금까지 약 1,000억원을 날린 셈이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통은 오는 8월 2억1,900만달러(약 2,750억원)를 투자해 무궁화 3호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통합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반쪽이 구실 밖에 할 수 없을 전망이다.
통합방송법은 지난해 말 구성된 방송개혁위원회가 안을 마련, 현재 정부안으로 다듬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민회의는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지만 방송위원회의 역할이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데이콤도 위성발사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콤은 5월초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될 예정인 「오라이온」위성에 8,900만달러를 투자, 8개의 방송용 중계기 독점 사용권을 확보해 놓고 있다.
가뜩이나 한통의 무궁화 위성이 유명무실한 마당에 데이콤이 또 다시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이다. 위성사업 신규 참여가 과연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당연히 나오고 있다.
방송개혁위에서도 올초 한통과 데이콤이 위성사업을 합쳐 단일회사체제로 가는 것이 위성사업의 중복, 과잉투자를 막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게다가 아직 위성방송의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사의 위성사업은 합쳐지는게 바람직하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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