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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5년… 세계경제 성장축 선진국으로 돌아가나

신흥국, 미출구전략·외자 썰물에 금융위기 공포<br>미국·유로존은 회복기미… 2008년과 반대 흐름


지난 2008년 9월15일 미국 리먼브러더스 부도사태가 터진 지 5년 만에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ㆍ중남미 등 신흥경제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으로 외국인 자금이 탈출하며 동시다발적으로 금융위기 공포에 빠졌다. 반면 5년 전 위기에 차례차례 강타당한 미국ㆍ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초기 때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머니무브'가 확산되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축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금은 올 1~7월 신흥시장에서 76억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북미 1,024억달러, 일본 280억달러, 유럽 43억달러 등 선진국에는 1,556억달러가 새로 투입됐다.

이 때문에 신흥국은 채권ㆍ주가ㆍ통화가치가 동시에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석달간 터키 주가는 26.7%나 폭락했고 인도네시아(-19.9%), 태국(-17.1%), 중국(-10.2%)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또 통화가치도 인도(-17.4%), 인도네시아(-12.5%), 말레이시아(-9.6%), 브라질(-20.4%) 등 신흥국의 도미노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인 SLJ마크로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 스티븐 젠은 "태풍의 눈이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각각 1년과 3년 만에 미국과 유럽에 상륙한 데 이어 이제는 신흥시장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버냉키 쇼크'가 선진국의 천문학적 돈 풀기에 가려져 있던 신흥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프라 확충, 생산성 향상 등 구조조정은 뒤로 한 채 원자재 수출, 부동산 거품 등에 의존해온 '부채차입형 경제'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HSBC은행의 프레드 뉴먼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각국은 값싼 자금이 밀렸을 때 구조개혁을 해야 했는데도 못했고 이제는 기회마저 사라져버렸다"며 "아시아 성장률 침체기는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셰인 올리버 AMP캐피털 수석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추가 선진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10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 일로 아시아에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았던 투자가들의 기대에 못 미칠 뿐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여전히 유망하다는 의견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 성장률이 1.2%에 그치겠지만 아시아 지역은 5.7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즈호애셋매니지먼트의 히루카와 슈이치 선임 펀드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투자가 불투명하지만 내년부터 최소 3년간은 잠재성장률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상징되는 금융위기가 터진 지 5년이 지났지만 위기는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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