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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받는 스승의 날 부담스런 교육계
입력2005-05-09 07:51:36
수정
2005.05.09 07:51:36
학부모 출입금지 등 오해불식방안 다양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앞두고 교육계가 긴장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자녀를 가르치는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이나 촌지를 전달하려는 일부 학부모로 인해 괜한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이때문에 경남지역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서는 이달 들면서 오해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스승의 날을 맞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중이다.
▲학교
거제공업고등학교의 경우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와 학생이 한데 어울려 배구 등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스승에게 꽃 달아드리기 및 기억에 남는 조.종례시간, 방황하던 나를 붙잡아 주셨던 선생님의 그 한마디 등을 주제로 한 글짓기 발표시간을 갖는다.
학교측은 오히려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9일 오후 학생밴드 `한반도'와 함께 `부모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란 테마로 콘서트를 열고 학부모에게 무료로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마산신월, 창원 삼정자, 진주선학초등학교 등은 스승의 날을 전후한 1주일간을 아예 학부모 출입 금지기간으로 정해 교사를 찾아오고 싶은 학부모라 하더라도 강제로 출입을 막아 오해소지를 근원적으로 차단키로 했다.
진주 주약초교는 학교장과 함께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공동 명의로 가정통신문을 보내 스승의 날에 금품시비가 일지 않도록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감사의 마음은 편지 또는 e-메일로 전할 것을 권장했다.
▲교육청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도 스승의 날과 관련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뜻 깊은 날의 의미가 변질된 것같아 아쉬운 건 둘째치더라도 혹시라도 있을 교사들의 촌지수수 등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씁쓸하다.
도교육청은 지난 6일 스승의 날 촌지수수 행위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불법 찬조금품과 촌지수수는 영원히 사라져야 합니다'라는 고영진 교육감의 공한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하고 부패방지위원회와 함께 오는 18일까지 촌지수수 행위를 집중단속해위반자는 엄중문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고영진 교육감이 스승의 날 2-3일 전에 자신의 은사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기로 하는 등 `스승이 자신의 스승을 찾는' 모범을 보여 스승의 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길 것을 독려할 계획이다.
이같은 고 교육감의 방침은 마산교육청이 `내 아이 선생 찾지 말고 아이 손잡고 내 선생을 찾아보자'는 운동과 진해교육청이 `교사나 학부모가 어린이 손잡고 자신은사를 찾자'는 3대 은사 만나기운동을 벌이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함안교육청도 오는 12일 근무시간 이후에 퇴임 교사 100여명을 교육청 강당에초청해 `우리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주제로 행사를 갖고 후배 교사들의 장기자랑과학생 재롱잔치는 물론 건강검진도 실시해 스승의 날 본연의 의미를 되새긴다.
▲교육단체
각급 학교와 교육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육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스승의 날을 변경하거나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는 최근 `우리나라 옛 전통인 책거리 문화를 되살려 참다운 스승의 날을 만들기 위해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는 운동'을 제안하고 오는 10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권춘현 지부장은 "교사들이 학생을 제대로 알기에는 이른 시기인 5월에 학부모가 전하는 감사의 마음은 결국 자녀에 대한 이기주의"라며 "자녀를 잘 봐달라는 대가성이 개입하기 어려운 학년말에 책거리 문화를 계승해 스승에 대한 감사와 보은의의미를 뜻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스승의 날 변경 주장에 대해 일선 교사들 상당수는 `스승의 날에 스승들이 이렇듯 눈치를 봐야 한다면 차라리 스승의 날을 폐지해 마음이라도 편해야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양태인 대변인은 "불신과 비난의 대상이 된 스승의 날은 그 의미가 이미 상실됐다"며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폐지하고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가지는 관심을 교육제도 개선 등의 문제로 돌려 교육발전이라도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책
한시적으로 학부모의 학교 출입을 통제하고 가정통신문 발송 등의 형식적 대응,스승의 날을 옮기거나 아예 폐지하자는 식의 주장은 스승의 날 본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다.
경남대 교육학과 김성렬 교수는 "스승의 날 변경 등 물리적 변화로 해결책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근본적으로 학부모와 교사, 나아가 사회 전반의 의식변화가 동반돼야 참다운 스승의 날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내 아이가 특별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학부모의 이기적 의식이 바뀌고 교사가 되기 이전에 참스승의 사랑에 대한 인성교육이 철저히 시행돼야 한다"며 "특히 교원단체는 스승의 날에 대한 소극적 해법보다는 학생들과 더불어 진정한 교육문화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김영만.김태종.정학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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