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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스토리] 설국열차와 남만주철도주식회사

1906년 설립된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주권. '은하철도 999'의 모델이 된 C62형 증기기관 차가 새겨져 있다.

위문복 하나대투증권 e-Business지원부 부부장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메텔과 함께 우주기차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가는 철이의 모험을 그린 만화영화 '은하철도999'의 주제가 일부분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우주기차는 남만주철도주식회사(만철)의 주권에 새겨져 있는 C62형 모델이다.

만철은 러ㆍ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전리품으로 설립자본금 2억엔으로 1906년 대련에 설립됐다. 1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자본금을 4억4,000만엔으로 늘렸으며 만주사변 이후에는 8억엔으로, 중일전쟁 직후에는 14억엔까지 증자를 해 당시 일본 1년 예산의 28%에 달했다. 웬만한 국가의 1년 예산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만철은 만주 곳곳을 연결하는 철도망을 건설해 당시 일본 철도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만철은 설립 초기부터 대련항을 건설하고 무순탄광을 개발했으며 안산제철소를 만들어 만주의 주요 산업을 지배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의 야마토호텔과 만철병원도 지었다. 또 조선의 철도를 관리하며 조선호텔과 평양철도호텔ㆍ용산철도병원도 설립했다. 특히 만철조사부와 중앙시험소ㆍ지질조사소 등 당시 동경제국대학 출신 등 일본 최고의 두뇌집단이 모인 만철의 연구기관들이 일본제국의 번창을 뒷받침해줬으며 한때 종업원이 40만명에 이르러 '만철 왕국'이라고 불렸다.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철도를 운영했고 1934년에 선보인 특급열차 '아시아호'는 대련∼장춘의 700㎞ 구간을 시속 100㎞로 주파해 구미 제국들을 놀라게 했다. 만철은 단순한 국책기관을 넘어 대륙침략의 첨병이자 당시 일본제국의 '성장 엔진'이었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의 열기가 뜨겁다. 빙하기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앞칸의 기득권 세력과 뒷칸의 소외된 이들이 끝없이 달려야 하는 열차 안에서 벌이는 갈등을 그린 영화이다. 엔진이 멈추면 모두 죽는다고 믿기에 설국열차 안에서는 멈추지 않는 엔진이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영화의 내용과 결말을 놓고 무수한 논쟁이 벌어지며 관객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최근 2년여간의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역사상 유래 없는 빙하기를 지나고 있다. 기차의 엔진이 식자 상당수의 개인투자가들이 증시를 떠났다. 지금 투자가들에게는 기차가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하다. 한국 증시에 드리워진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 다다를 우주정거장에는 따스한 햇빛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 빛은 기차의 앞칸과 뒷칸 모두에 골고루 비춰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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