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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의 끝은 어디“ 비관론 일색

뉴욕 증시에 전형적인 약세장(bear market)이 지난 4주째 지속되었고, 이번 주에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고 있다. 비단 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의혹 등 이른바 지정학적(geo-political)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3년째 가라앉은 뉴욕 증시의 거품이 아직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미국 경제가 힘있게 살아날 조짐을 좀처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라크 전쟁이 신속하게 끝나면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론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의 기초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전쟁을 핑계 대고 있을 뿐이다. 이번주 뉴욕 증시의 관심은 주가가 오르는지, 또는 내리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앞으로 1~2주 안에 지난해 10월의 저점 아래로 내려갈 것인지 여부다. 낙관론자들이 꽁무니를 뺀 마당에 주가가 어디까지 내려 가느냐 하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초 뉴욕 증시의 각종 지수는 5~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아시아 위기 때인 97년으로 돌아갔고, 이를 기점으로 바닥을 형성했다는 논리가 제기됐었다. 그때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의 이유로 든 내용은 기업회계부정, 애널리스트 소송, 테러 위협 등 외부적 요인이었다. 당시 투자자들은 그런 문제가 해결되면 주가가 오른다고 말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 사태가 해결되고, 북한이 핵 동결을 선언하면 무조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가는 이런 경제외적 요소보다 경제적 요소에 의해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5영업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2.3%, S&P 500 지수는 3% 각각 가라앉아 두 블루칩 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에서 7~8%의 좁은 차이를 두고 있다. 나스닥 지수도 지난 주에 2.9% 하락해지만, 지난해 가을 저점에서 15% 떨어져 있다. 문제는 블루칩 지수다.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주말 8,000 포인트가 무너져 지난해 10월의 저점 7,200 포인트에 근접하고, S&P 지수도 829 포인트로 지난해 저점 770 포인트에서 멀지 않은 지점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한달간 뉴욕 증시는 호재가 무시되고, 악재가 강조되는 약세장에서의 전형적인 패턴을 밟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월 실업률은 5.7%로 한달전의 6%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좋은 소식도 증시에 30분 정도의 약효를 주었을뿐, 증시는 이내 미국 연방정부의 테러경보 강화로 가라앉았다. 사는 사람이 거의 없고, 파는 물량도 극히 적은 가운데 주가가 천천히 가라앉는 이러한 패턴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주에 주요 포인트는 11일과 12일로 예정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하 양원 증언과 오는 14일로 예정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최종보고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이 미국 경제가 질척한 땅을 밟고 있다는 지금까지의 `소프트 패치(soft patch)`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증시의 포커스는 이라크 전쟁이며, 유엔 사찰단 보고 이후 빠르면 내주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워싱턴 정가의 변수에 주가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슬람교의 하지드 시즌을 맞아 미국 내 테러 경보 강화도 시장에 하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불안한 거시지표=최근 미국의 거시 지표들은 완만한 경기 회복을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적 요인으로 인해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1월 소매판매 ▲12월 산업 재고 ▲1월 산업 가동률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2월) 등이 발표된다. 1월 소매지출은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쟁 먹구름으로 전달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기업 수익 발표=본격적인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은 아니지만 비교적 굵직한 기업들의 분기 수익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우존스 지수 구성 기업인 코카콜라를 비롯 ▲매리오트 ▲메트라이프 ▲프라이스라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필립스 ▲프루덴셜 증권 ▲바이어컴 ▲델 컴퓨터 ▲유니레버 ▲브리스톨 마이어 등의 실적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기업 수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ㆍ4분기 수익이 1월초엔 전년동기대비 11.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지금은 성장률 예측치가 7.6%로 낮아졌다. 그만큼 미국 기업들의 수익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고,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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