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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LPG차 살까 말까
입력1999-10-27 00:00:00
수정
1999.10.27 00:00:00
김기성 기자
싼 연료비에 마음이 끌려서 7~10인승 액화석유가스(LPG)차량을 구입하려고 잔뜩 벼르던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불평이다. LPG 차량을 둘러싸고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고 있는 각계의 목소리가 너무 헷갈린다고 입을 모은다.이같은 혼란은 내년 1월부터 7~10인승 레저용차량(RV)을 승합차에서 승용차로 전환, LPG 사용을 금지시킨다는 정부의 지난 96년 방침이 3년동안 잠잠하다가 시행 2~3개월을 앞두고 갑자기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옥신각신하던 정부는 기존 방침을 철회하고 내년에도 7~10인승 차량의 LPG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경유·LPG 가격을 대폭 올려 연료 가격체제를 개선한 뒤 빠르면 2001년부터 차종별 연료사용 규제를 없애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LPG 를 연료로 사용하는 RV를 종전과 같이 아무런 제한없이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LPG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해져 지금처럼 싼 연료비 혜택은 누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올들어 상한가를 치고 있는 RV의 인기는 한풀 꺾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LPG 가격의 상승폭=정부는 7~10인승 RV에 대한 세금을 오는 2004년까지는 기존 승합차 세금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따라서 LPG RV의 경제성은 LPG 가격의 상승폭에 달려 있다. 지금 상황으로는 LPG RV 구입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LPG 가격이 휘발유 가격의 60%에 육박할 경우 LPG 차량이 휘발유 차량에 비해 경제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휘발유에 비해 LPG의 실제 연비가 65~75% 수준인데다 승차감과 힘도 좋지 않고 충전소도 부족해 상대적으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에너지 가격체제의 개선에 나선 것은 연료별로 심한 가격차가 왜곡된 자동차 소비구조의 문제를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휘발유 가격(ℓ당 1,260원)의 27%(336원), 47%(595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LPG와 경유 가격을 단계적으로 50~60%, 60~70% 정도로 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원가는 휘발유(305원)가 LPG(241원)에 비해 크게 높지 않지만 판매가가 크게 다른 것은 세금 때문이다. 휘발유에는 교통세·교육세 등 각종 명목으로 863원의 세금이 붙지만 LPG는 세금이 54원으로 겨우 6% 수준이다. 이 때문에 특정 차종에 대한 LPG 사용 허용은 특혜라는 논란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휘발유·경유·LPG의 가격구조를 오는 2002년까지 100대 56대 33으로 조정한다는 에너지가격체계 개선시안을 발표했었다. 정부는 이 안을 바탕으로 외국의 가격체제를 참고해 절충한다는 방침이어서 인상폭은 그 중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휘발유·경유·LPG의 가격이 100대 80대 51, 이탈리아는 100대 78대 60이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문제의 발단은 건설교통부가 지난 96년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고쳐 2000년 1월부터 승용차 분류기준을 6인승 이하에서 10인승 이하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그동안 승합차로 분류돼 LPG사용이 허용됐던 7~10인승 RV가 LPG사용 제한 차종인 승용차로 전환, 별도의 조치가 없으면 2000년 1월부터 자동적으로 LPG사용을 금지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정부는 LPG를 사용할 수 있는 승용차의 범위를 택시·장애인·국가유공자 등에 한정해 허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교부와 연료사용의 결정권을 넘겨받은 산자부가 자동차 업계의 7~10인승 LPG 모델 개발에 대해 별다른 경고를 주지 않았고 자동차업계도 이같은 상황을 무시하고 판매에 나서 혼란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셈이다.
◇대상 차종은=7~10인승 RV에 해당하는 차량은 기아 카렌스·카니발·카스타, 현대 스타렉스·트라제XG·갤로퍼·싼타모, 쌍용 무쏘, 대우 레조(시판예정) 등이다.
김기성 기자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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