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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과 기업경영

손자(孫子)는 고대 중국 춘추시대 제(濟)나라 출신의 병법가로서 이름은 손무(孫武)이다. 그가 오왕(吳王) 합려(閤閭)를 위해 지은 병서 13편이 바로 '손자병법'이다. 이 책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방편을 담은 병법서지만 비단 전쟁뿐 아니라 기업경영과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는 고전이다. 예부터 무인들은 이 손자병법을 오자(吳子), 사마법(司馬法), 위료자(尉 子), 육도(六韜), 삼략(三略),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등에 앞서 이른바 무경칠서(武經七書)의 으뜸으로 손꼽아왔다. 위료자 제담(制談)편에도 "10만의 군사를 지휘하여 천하에 그를 당할 자가 없었던 사람은 제 환공(濟桓公)이다. 7만의 군사를 지휘하여 천하에 그를 당할 자 없었던 사람은 오기(吳起)이다. 3만의 군사를 지휘하여 천하에 그를 당할 자 없었던 사람은 손무자(孫武子)였다"라고 해 손자를 병가(兵家)의 으뜸으로 쳤다. 손자병법의 요지는 전쟁에 임해서 최상책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손자는 시계(始計)편 첫머리부터 '전쟁은 나라의 중대사이다. 국민과 국가의 생사ㆍ존망이 달려 있으므로 신중히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 전쟁을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자의 위대함은 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승리만을 추구했던 권모술수형 전략가가 아니었다는 데 있다. 그는 결코 호전적ㆍ선동적 병법가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명중시사상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합리적 방식을 추구한 인본주의자였다. 이를 잘 나타내는 대목이 군형(軍形)편에 나오는 '승리하는 군사는 먼저 이긴 뒤에 싸움을 구하고 패배하는 군사는 먼저 싸운 뒤에 이기기를 구한다'는 구절이다. 불가피하게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민과 국가의 생사달린 막중대사인 만큼 필승을 기해야 하고 승리를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완전한 승리의 기틀을 굳혀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손자병법은 단순히 전쟁의 방법만을 가르치는 병법서에 머무르지 않고 작게는 개개인의 삶, 크게는 기업이나 나아가 국가경영의 진로와 성패까지 제시하는 지침서가 되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전 중의 고전, 양서 중의 양서로 꼽혀온 것이다. 손자병법 13편의 백미는 모공(謀攻)편의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이다. '그러므로 승리를 알 수 있는 다섯가지 방법이 있다. 싸워도 좋은가 싸워서는 안되는가를 알고 있는 자는 승리한다. 병력이 많거나 적거나 용병을 잘하는 자는 승리한다. 상하의 뜻이 일치하는 나라는 승리한다. 피로하지 않은 채 적이 먼저 지치기를 기다리면 승리한다. 장수가 유능하고 임금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 승리한다. 이 다섯가지가 승리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만 알면 한번 이기면 한번은 질 것이요,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패하리라(....故曰,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기업경영에도 대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성공을 알 수 있는 다섯가지 방법이 있다. 이 사업을 해도 좋은가 해서는 안되는가를 알고 있는 경영인은 성공한다. 많거나 적거나 인력과 자금을 잘 사용할 줄 아는 경영인은 성공한다. 상급자와 하급자의 뜻이 일치하는 회사는 성공한다. 무리하지 않고 사업의 번창을 도모하면 성공한다. 간부가 유능하고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는 회사는 성공한다. 그러므로 기업경영의 여건을 잘 파악하고 자신을 알면 백가지 사업을 벌여도 위험하지 않고, 여건을 잘 모르고 자신만 안다면 두가지 사업 중 한가지는 실패할 것이며, 이것도 저것도 모른 채 무모하게 덤빈다면 백가지 사업을 벌여도 모조리 실패하리라.' 이 같은 손자의 교훈은 국가나 기업의 경영뿐 아니라 인간경영에도 해당될 것이니 사전에 아무 대비도 없던 자가 재난을 당하면 준비된 자보다 더욱 큰 낭패를 당하는 이치와도 같다고 하겠다. 그래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 손자는 또 허와 실의 묘법, 정(正)과 기(奇)의 용병에 관해서도 가르침을 남겼으니 정병(正兵)으로는 적군의 실함과 맞서고 기병(奇兵)으로는 적군의 허를 찌르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이 바로 그렇다. 이 허허실실의 전법은 크게는 국가간의 외교전ㆍ무력분쟁은 물론 개인간의 대립ㆍ갈등에서도 그 운용의 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만사를 병가의 용병술처럼 해결하려고 들어서야 되겠는가. 손자의 교훈은 얄팍한 처세술ㆍ권모술수ㆍ사술(邪術)이나 익혀 저 혼자 약삭빠른 척하고 변절과 거짓말이나 일삼으며 한세상을 보내라는 가르침이 아니?때문이다. /황원갑<소설가ㆍ한국풍류사연구회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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