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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수사 기업활동 위축 없어야

‘김재록씨 로비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현대ㆍ기아자동차 본사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감으로써 해당 그룹은 물론 재계ㆍ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차 계열 건설사가 건축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전달했고 이 로비자금이 경제계와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위기가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정경유착 등으로 인해 초래된 만큼 검은 돈 거래를 통해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면 철저히 가려내 법대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위축시키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검찰도 이 같은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보인다.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평일이 아닌 일요일에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번 수사는 현대차 그룹 전체에 대한 수사가 아니고 현대차의 후계구도나 기아차 인수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수사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돼야 하고 수사범위도 문제가 있는 계열사에 국한해야 한다. 수사가 길어지다 보면 갖가지 억측이 나올 수 있고 임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핵심임원에 대한 출국금지로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차로서는 해외 비즈니스에 지장을 받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차의 이미지 실추는 곧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유념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고유가와 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수출을 비롯한 대내외환경이 악화돼 수지기반이 위축되고 있으며 경쟁국들의 공세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입법화로 민주노총은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관계도 심상치 않다. 현대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어서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현대차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서라도 기업의욕과 활력을 떨어뜨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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