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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 탓에… '허니문쇼크'가 내수 갉아먹었다

10·11월 결혼 크게 줄며 신혼여행·예물 매출도 급감

4분기 소비 6000억 증발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0.4%(전 분기 대비)로 급락한 것에는 수출감소·재정절벽 외에 '윤달 효과'도 한몫했다. 2~3년에 한번 돌아오는 윤달이 공교롭게도 결혼식이 집중된 9월(양력 10월24일~11월21일)에 찾아와 결혼 관련 소비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음력 9월 윤달은 182년 만에 처음이었다.

23일 정영택 한국은행 금융통계국장은 "통상 결혼식의 40%가 4·4분기에 몰리는데 윤달이 겹쳐 1만건의 결혼이 3·4분기로 앞당겨졌고 5,000건이 올 1·4분기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데는 윤달이라는 불규칙적 요인이 상당폭 작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쳐 3·4분기의 1.0%에서 반토막 났다. 결혼식 1건당 평균 비용이 약 4,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4·4분기에 6,000억원의 민간소비가 증발한 셈이다. 이를 지난 분기 민간소비 총액(174조6,000억원)에 대입해보면 윤달 효과가 4·4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을 0.3%포인트나 깎아먹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결혼 업계를 보면 윤달에 따른 변화가 뚜렷했다. 결혼정보 업체 듀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결혼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결혼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각각 30%씩 급감했다. 듀오의 한 관계자는 "결혼 상담을 하러 온 고객들이 9월 윤달을 확인하고는 날짜를 9월~10월 초나 12월로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11월 결혼 건수를 아직 집계 중이지만 윤달 탓에 예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이 줄어드니 여행·예물상품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하나투어 허니문 여행객 수는 10월·11월에 전년 대비 각각 25%, 42% 급감했다. 10월 신세계백화점 보석·시계 매출 증가율도 전년 대비 2.4% 줄었다. 결국 재정절벽에다 윤달 효과까지 겹치며 지난해 4·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5%로 전 분기(1.0%) 대비 반토막 났다.



실제 결혼식은 윤달을 피해 9월과 12월에 집중됐다. 9월 듀오 결혼 컨설팅을 이용해 결혼한 고객 수는 전년보다 35%나 폭증했다. 12월에도 20%가 늘었다. 하나투어 역시 8월과 9월 허니문 고객 수가 각각 11%, 18% 급증했으며 12월도 7%나 불었다. 신세계백화점 보석·시계 매출 증가율도 7월·8월·11월에 10% 이상씩 크게 늘었다. 통상 혼수예물을 결혼 한달 전에 구입하는 것을 고려하면 결혼이 9월과 10월 초, 12월에 몰렸다는 방증이다.

9월 신혼특수가 내수시장에 몰린 것을 본다면 3·4분기 0.9% 성장에도 허니문 수요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는 최경환 경제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화한 시기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렸다. 성장 군불 때기는 인위적 부양책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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