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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로 와인 열풍마저 한풀 꺾이면서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와인 수입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경기침체로 저가 와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칠레산 와인이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산 와인을 제치고 수입량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무역협회와 와인수입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와인 수입량은 329만1,195상자(750mlㆍ12병 기준)로 지난해 수입량 353만4,466상자보다 6.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와인시장은 2000년대에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 지난 2004년 176만6,416상자에서 2005년 210만9,347상자, 2006년 246만6,056상자가 수입되는 등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올들어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과 경기불황으로 전체 와인 수입량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또 나라별 와인 수입에서는 칠레산 와인이 전년 대비 10.5% 늘어난 74만9,499상자가 수입돼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수입량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난해 78만7,908상자가 수입돼 칠레산 와인을 10만 상자 이상 앞지르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던 프랑스 와인은 올해 무려 22.1%나 줄어든 61만3,778상자에 그치며 2위로 내려 앉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 한해 계속된 유로화 강세로 수입가격 상승이 크게 오른 데다 와인수입국도 점차 다변화되면서 프랑스산 와인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이 올 한해 수입한 프랑스산 와인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데 반해 칠레산 와인은 5% 가량 수입물량이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형마트와 와인판매숍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롯데마트에서 올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와인은 칠레산 레드와인 ‘아모르’로 작년 대비 7.1% 성장한 6만병(750ml)이 팔려나갔다. 한 병 가격이 1만원이 채 안되는 7,900원으로 저렴해 불황 속 주머니 사정이 얄팍해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전문유통업체 와인나라의 직영매장에서도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칠레산 ‘에스쿠도 로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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