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세상] 고객 이익 망각한 월가의 탐욕 고발

■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프레드 쉐드 지음, 부크온 펴냄)


다른 도시에서 온 한 방문객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뉴욕 금융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들이 맨해튼 남쪽 배터리 공원에 도착했을 무렵, 가이드는 월스트리트 주변에 정박 중인 보트를 가리키며 말한다. "저 배들이 바로 은행가와 주식중개인들의 요트랍니다." 한 방문객이 이어 반문한다. "그럼 고객들의 요트는 어디에 있나요?"

책은 왜 월스트리트에서 '고객의 요트(이익)'을 찾기 힘든지 고발한다. 1920년대 말 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빈털터리로 빠져 나온 경험이 있는 저자는 자신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녹여 금융권의 근원적인 문제를 꼬집는다. 이미 미국에서 1940년에 출간된 책은 금융기관의 탐욕과 부도덕성을 지적할 때 늘 인용돼 왔다. 시대를 뛰어넘어 투자자의 교본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주식시장의 본질을 꿰뚫고 그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풍자서로서 명성이 높다.

저자가 꼬집는 주식시장의 아이러니 중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그는 "주가가 비쌀 때 사고, 하락할 때 파는 오래된 나쁜 관행을 지속시키는 데 일조하는 월스트리트의 언어가 있다"며 '시장 상황이 어떤가요?'라는 물음에 "상승 중입니다"혹은 "하락 중입니다"로 나뉘는 두 개의 대답이 문제라 말한다. '상승 중'이라는 말은 그것이 지금까지 상승해왔을 뿐 아니라 상승을 이끈 모멘텀이 무엇이든 어느 정도는 계속 작동할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잠시 동안이라도 더 지속될 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뉴턴의 관성의 법칙은 피스톤, 엘리베이터, 혹은 골프공에 대해 말할 때처럼 물리적 사물이 아닌 주식시장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자는 또 차트 분석가들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일갈을 가한다. 저자는 "차트 분석은 점성술과 동일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는다. 예를 들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차트를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보이는 건 과거의 실적뿐. 과거의 실적을 나타내는 선을 조사함으로써 향후 그 선이 어떻게 될지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딱히 그 패턴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느리고 무겁게 반복될 뿐,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저자는 "개인적인 연구를 통해'차트분석이란 주가가 상당 기간 상승했으면 그 후에도 상당 기간 계속 상승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라는 단순한 이론을 매우 복잡한 절차를 통해 도출해내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한다. 1만7,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