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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음양사’
입력2003-09-25 00:00:00
수정
2003.09.25 00:00:00
김희원 기자
천황권과 신하의 권력이 충돌하던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794~1192)에는 천문관측 제사 주술 등을 담당하는 음양사(陰陽師)라는 관직이 실재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 여러 고문서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아베노 세이메이(安倍晴明).
일본인들에게 전설적 음양사로 기억되는 `세이메이`는 1988년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시리즈로 만들어지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이후 만화, TV드라마, 연극으로 거듭 확산되며 일종의 신드롬을 낳았다.
2001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음양사`는 묘한 신비감을 지닌 교겡(狂言)계 스타 노무라 만사이를 캐스팅하며 더욱 화제를 모았다. 노무라 만사이는 잊혀져가던 일본 전통예술 교겡(狂言)극을 대중들에게 다시 각인시키며 눈길을 모았던 인물. 영화는 현지에서 30억엔에 가까운 흥행 수입을 거뒀고 일본 블록버스터로서는 드물게 속편까지 만들어져 내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헤이안 시대 궁정관리 미나모토 히로마사(이토 히데아키 분)는 요괴의 출몰로 궁정이 뒤숭숭해지자 당대 최고의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노무라 만사이 분)를 찾아가 황실 수호를 간청한다. 그의 집에서 신비로러운 도술을 목격한 히로마사는 세이메이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고, 세이메이도 히로마사의 강직한 성품에 끌린다. 한편 친황의 반대파로 세이메이와 대립하던 음양사 도손(사나다 히로유키)은 세력 확장과 복수를 위해 악령의 신을 불러내기에 이른다.
영화 `음양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풍스런 황실 세트와 소품 및 의상이 주는 생생한 컬러감. 총 10억엔을 들여 제작된 영화는 천년 전 헤이안 시대를 십분 재현해 내며 일본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일본 고대에 관한 실제적 자료나 문헌이 충분치 않아 기술과 상상력을 토대로 작업했다는 게 감독의 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무장한 액션 장면 등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볼거리`이상의 그 무엇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지의 폭발적인 반응은 다분히 `세이메이`혹은 `만사이` 신드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극의 기본 얼개 가 지나치게 단선적이며, 대다수 배우들의 연기 역시 별다른 감흥을 자아내는데 못 미치는 모습이다. 타키타 요지로 감독, 10월2일 개봉.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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