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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직접 인터뷰 ‘높아진 미국 문턱’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25일 주한미대사관에 방문비자를 신청한 정모(47)씨는 31일 현재 비자는 커녕 비자 인터뷰 일정도 받지 못했다. 정씨는 “비자 신청이 워낙 밀려 8월초나 인터뷰를 받을 것 같다”며 “아버님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가을학기에 컴퓨터 석사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유학생 신모(25)씨는 당초 지난 6월 미국에 입국해 아파트도 구하고 영어공부도 하는 등 입학 준비를 하려했으나 유학생 감시 시스템(SEVIS) 규정이 학교 개학일 한달 이전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오는 3일에나 미국에 입국한다. 신씨는 “한달동안 어떻게 입학 준비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자기나라에서 돈을 쓰고 공부하겠다는 유학생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이민변호사들과 이민대행업소등에 따르면 주한미대사관이 지난달 18일부터 여행사를 통한 비자신청을 금지시키고 지난달 21일부터는 16세와 55세까지의 모든 비이민 비자 신청자에 대한 비자 인터뷰를 의무화하면서 이같이 미국 비자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SEVIS 시행에 따라 의무 인터뷰 대상에 유학생과 한국인 방문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관광·상용 비자 신청자가 포함되면서 하루 2,000명도 안됐던 미국 비자 신청자가 6월부터는 4,000명에 육박하면서 두배로 증가했다. 대사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전통적인 여름 여행철외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연기했던 한국인들의 여행이 겹치면서 지난달 중순이후 비자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인표 이민변호사는 “30%대에 불과했던 비자 인터뷰 비율이 90%대로 3배이상 증가하면서 비자 발급 적체가 심각한 상태”라며 “서류심사보다 인터뷰를 하게되면서 심사도 까다로워져 비자 거부율도 역시 증가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김승기 이민변호사는 “영어에 미숙한 한국인들이 미국 불법체류나 공립학교 입학 여부를 확인하기위한 영사들의 유도질문에 제대로 답하지못해 비자가 거부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일부터 시행되는 유학생 감시 시스템 역시 미국 비자 발급 적체 및 미 입국을 가로막는 또하나의 장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는 유학생에 대한 신상 및 학사정보가 모두 미국정부 당국에 보고되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인들의 미국 체류를 위한 주요 방편으로 이용돼 왔던 유학생으로의 편법 체류변경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1일부터는 유학생이 유학비자를 받기전 주한미대사관이 SEVIS를 통해 학생들의 신상정보와 재정상태, 등록학교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검토하고 확인할 수 있어 정상적인 유학을 목적으로 하지않은 사람들은 유학비자를 받기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이번 인터뷰 의무화 조치와 유학생 감시 시스템 시행은 1차 조치에 불과하다. 내년1월부터는 미국 비자를 받기위해서는 위조가 불가능하고 생체정보가 담긴 신규여권을 소지해야하기 때문에 한국 외교통상부는 얼굴 윤곽선, 홍채나 지문 등의 생체정보가 담긴 새로운 여권을 발급하는 방안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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