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兆대 와이브로 기술 유출될뻔 검찰, 美 업체에 판매기도 전·현직 연구원 4명 구속 김규남기자 kyu@sed.co.kr 관련기사 연구원 '도덕적 해이' 극에 달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상용화한 휴대인터넷(WiBroㆍ와이브로)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던 포스데이타의 전ㆍ현직 연구원 7명이 검찰과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기술이 해외로 완전히 넘어갔다면 향후 5년간 예상되는 피해액만 15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제영)는 20일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핵심기술을 미국 업체에 유출시키려던 포스데이타의 전ㆍ현직 연구원 황모(46)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김모씨 등 공범 3명에 대해 국내소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술자료가 모두 유출됐을 경우 세계시장에서 22조원 규모의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산되는 현대ㆍ기아차 차체 조립기술 등 유출사건에 이은 것으로 업계와 정부에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포스데이타의 미국연구소 연구실장이던 김모씨 등 전ㆍ현직 연구원 7명은 인사 등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9월부터 기술유출을 시도했다. 이들은 와이브로 개발과정을 분석하고 성능을 평가한 테크니컬 메모와 관련장비 세부기술 디자인 설계문서 등을 외부 저장장치와 개인 e메일 등을 통해 유출했다. 이들이 해외로 빼돌리려 했던 자료는 기지국, 기지국 제어기 장비, 단말장치, 망 관리장치 등 와이브로 기술 전반을 아우른다. 김씨 등은 미국에 동종업체 I사를 설립하고 국내에 연락사무소를 차려 포스데이타 연구원 30여명을 합류시킨 뒤 미국 통신업체에 회사를 인수합병(M&A)시키는 방식으로 1,800억원을 받으려 했다. 단순히 기술을 유출해 외국 회사에 팔려던 그동안의 수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것이다. 와이브로는 정보통신부ㆍ한국전자통신연구원ㆍ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통신업체들이 지난 2004년부터 개발을 추진해온 'IT839정책'의 핵심과제였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가 각각 5,000억원, 900억원 상당을 투자해 세계최초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06~2010년 와이브로산업의 국내 시장은 13조9,000억원(서비스 8조1,000억원, 장비 5조8,000억원), 세계 시장은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포스데이타는 10일 기술유출을 시도한 I사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형사고소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혐의가 사전에 포착돼 기술유출을 예방, 실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5/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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