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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Deal] IB업계 '호텔롯데 IPO' 덤핑경쟁… 수수료율 0.1% 그칠 수도

주관사 후보 제안서 마감

일부 증권사 수수료 헐값 제시

추후 롯데그룹 딜 수주 고려

출혈경쟁도 불사 분위기


투자은행(IB)업계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따내기 위해 '덤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관사 후보 제안서가 마감된 가운데 대부분의 증권사가 공모금액 대비 1%(100bp)대 미만으로 수수료를 제시했고 일부 증권사의 경우 0.1%(10bp)를 냈다. 이번 IPO에서 공모 규모가 시장의 최대 예상액인 4조원에 달하더라도 0.1%의 수수료를 적용하면 IB업계가 얻을 수 있는 수입은 40억원에 그쳐 웬만한 중견기업의 IPO수입에도 못 미치게 된다. 증권사들은 이번에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실적을 쌓을 수 있는데다 추후 나올 롯데그룹 관련 딜을 수주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27일 오전10시에 마감된 호텔롯데의 주관사 제안서를 제출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005940)·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미래에셋증권(037620)·하나대투증권 등 국내증권사를 비롯해 노무라·도이치·메릴린치·씨티그룹글로벌마켓·크레디트스위스·HSBC·JP모건·골드만삭스 등이다. 이들 증권사 대부분이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을 15조~20조원 사이에 두고 구주매출 비중은 최소화하되 신주발행을 극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매출이 많을 경우 99%의 일본주주로 채워진 호텔롯데의 지분 구조상 일본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많아 국부유출이라는 논란에 쌓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공모구조에서 큰 차별성이 없다는 점에서 오는 31일 결정되는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 대상자 선정은 수수료 수준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상당수가 공모 규모의 1% 미만을 제출한 상태다. 통상 최근의 IPO수수료가 1~1.5% 수준이지만 호텔롯데의 경우 이보다는 크게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증권사마다 낮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는 0.1%의 낮은 수수료를 제시해 반드시 이번 딜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증권사의 IB 관계자는 "복수로 주관사가 선정되면 딜을 통해 얻는 수익은 사실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리그테이블 등의 순위경쟁을 위해서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호텔롯데 IPO 이후 이어질 롯데 계열사 상장과 회사채 주선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장된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경우 1조2,000억~1조3,000억원 수준의 공모 규모에 상장 수수료는 각각 170억원, 150억원이었다. 호텔롯데의 경우 시가총액을 10조원만 잡아도 공모 규모는 2조5,000억~3조5,000억원 수준이다. 기업가치에 평가에 따라서는 최대 4조원의 초대형 IPO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조원 공모 규모의 0.1%는 40억원. 복수의 주관사가 선정될 경우 0.1%를 다시 반 토막으로 쪼개 갖게 된다.

이번 제안서에 1%의 수수료를 제시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0.1%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며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이 값싼 수수료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을 봐서라도 이번만큼은 롯데가 값싼 수수료만 보고 주관사를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 수수료 덤핑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상반기에 상장된 NS홈쇼핑의 수수료가 0.5%(50bp)에 불과해 공모 규모가 2,000억원대의 딜로는 매우 박한 수수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9년 그랜드코리아레저(GKL(114090)) IPO의 경우에는 미래에셋증권이 공모금액 대비 단 1bp라는 유례없이 낮은 수수료를 적어냈다. 공기업 거래 특성상 최저 입찰요율을 제시한 후보가 가격평가에서 만점을 받게 되는 산식의 오류를 이용해 주관계약을 따내면서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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