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었던 지난 4일 김해공항 국제선. 후쿠오카행 여객기를 기다리던 일본인 키타가와(北川 ㆍ42)씨는 김해공항 이용에 실망한 듯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날 김해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 가릴 것 없이 넘쳐나는 이용객들로 발 디딜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기타가와씨도 여행객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인 듯 무척 힘들어 보였다.
부산의 국제공항인 김해공항이 갈수록 폭증하는 이용객들로 미어터지고 있다. 비좁은 청사에 항공사들의 국제노선 증가로 계류장, 활주로도 부족한 상황이다. 동남권 관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 따르면 김해공항 이용객 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올 여름 휴가가 최절정에 올랐던 이날 하루 동안 김해공항을 찾은 승객은 모두 3만4,23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선 승객 수는 출국 8,069명, 입국 9,935명 등 총 1만8,003명이었다. 이는 지난달 28일의 역대 최고치 1만6,546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앞서 가장 많았던 날은 석가탄신일 연휴인 지난 5월15일로 총 3만3,206명이 이용했다.
김해공항 이용객수는 불과 2~3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외 저비용 항공사들의 신규 국제선 노선 취항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항공사간 경쟁 심화로 항공운임까지 인하되면서 승객이 대거 몰리면서 두드러졌다.
공항 이용객 폭증과 취항 항공사가 대거 늘어나면서 비좁은 청사문제뿐만 아니라 항공기 대기시간 증가, 이용객들에 대한 서비스 질 하락 등의 문제도 갈수록 우려되고 있다.
김해공항은 지난 2000년대 초 국내선과 국제선 청사를 증축한 데 이어 오는 12월부터 또다시 청사 증축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제선과 국내선 사이 지상 3층 1만8,000㎡ 규모의 새 청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또 2015년 연말까지 공사가 끝나면 2단계 공사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기존 공항공사와 부산항공청이 있는 관리동을 개ㆍ보수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하지만 김해공항의 청사 증축 등은 임시 방편이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높다.
부산지역 신공항 추진단 관계자는 "김해공항 문제는 단순히 청사만 증축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최근 정부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신공항 건설을 조속히 서둘러 이중 투자 손실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신 공항을 통해 명실상부한 동남권 국제 관문으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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