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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파장/12.10 금융시장안정대책

정부는 금융시스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10일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안정대책 가운데 ▲11일부터 실시되는 외국인투자한도 50% 확대 ▲12일부터 실시되는 채권시장 대폭개방 ▲증권 및 투신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은 증권시장과 증권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외국인 한도확대/뛰는 환율에 투자메리트 의문/최대 4000∼5000억 유입기대 불구/정부정책 불신 여전… 반응 냉담 11일부터 외국인투자한도가 50%로 늘어난다. 이번 한도확대는 당초 오는 15일로 예정됐으나 연일 급등하는 환율을 잡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포철, SK텔레콤 등 일부 우량종목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환율급등과 정부정책의 신뢰성 등에 의문을 가지고 있어 단기적인 자금유입 규모는 4천억∼5천억원 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은스미스바니증권 이종환상무는 『포철, SK텔레콤을 추가로 사겠다는 외국인들은 많이 있다』며 『이들 두 종목으로만 2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원하는 주식을 충분히 살 수 있는 제도적인 여건은 조성됐지만 원화환율 급등으로 실질적인 투자 메리트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상무는 『외국인들도 원화가 실제가치보다 월등히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나 일시적으로 환율이 안정됐다가도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이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공격적인 헤지펀드 자금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HG아시아증권 송동근이사는 『이번 한도확대에 대해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적정 환율이 1천50원대라는 분석에 근거해 일부 헤지펀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증권의 이근모상무는 『환율도 문제지만 외국인들이 정부정책을 불신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상무는 『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한도 확대를 앞당긴 사실을 외국인 투자가들도 잘 알고 있다』며 『정부의 의도대로 외국자금이 들어올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상무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주요 재벌이 마련한 자구책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나 정부정책은 여전히 불신하고 있다』며 『최근의 환율상승도 이같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에서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할 준비가 돼 있고 능력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정명수 기자> ◎채권시장 개방/분산투자 가능,증시엔 긍정적/금리폭등… 장기채 매입 꺼릴듯/일부 내년초 조기유입 전망도 12일부터 만기 3년 이상 회사채 시장이 보증채, 무보증채 또는 일반사채, 전환사채를 불문하고 종목당 30%, 개인당 10% 한도내에서 외국인 투자가 전면 개방된다. 또 대기업 무보증 전환사채도 투자한도가 종목당 종전 30%에서 50%로, 개인당 6%에서 10%로 높아진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환율과 금리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국내 채권투자가 조기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김진성 연구원은 『환율과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중장기채권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단기채 시장이 이르면 금년중 개방될텐데 굳이 한국시장의 각종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장기채를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본격적인 외국인들의 채권투자시기를 환율과 금리가 안정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보고 유입규모역시 내년중 약 20억달러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대우경제연구소 채권팀의 최상근선임연구원은 『최근 환율과 금리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에서 「정점」으로 인식하는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국내 채권투자가 생각보다 조기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외환시장의 안정정도에 따라 이르면 내년 1·4분기부터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과 거시경제의 침체 지속, 국내기업들의 대외신용도 추락 등을 고려할 때 유입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회사채 시장의 경우 신용도가 양호한 5대그룹 채권을 중심으로 내년중 약 3조6천3백억원, 전환사채는 2천6백억원 등 총 3조8천9백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채권시장 개방은 외국인들에게 한국투자에 있어 주식과 채권간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증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보증권 김연구원은 『채권시장 개방으로 기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지만 역으로 주식·채권간 분산투자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자금유입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안의식 기자> ◎증금 지원/벼랑끝 일부증권사 일단 숨통/콜등 공급선 끊겨 단기자금 비상/우량주도 매도… ‘시의적절’ 평가 정부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를 돕기 위해 ㈜증권금융을 통해 증권사와 투신사에 유동성을 공급키로 함에 따라 벼랑끝에 몰린 일부 증권사들이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경제원은 10일 한국은행이 1조6천억원상당의 증시안정기금 보유 증권사 출자주식과 7조원대의 상품유가증권 부동산등을 담보로 ㈜증권금융에 자금을 공급하고 이자금을 증권사와 투신사에 무제한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매일매일 결제자금을 확보키 위해 하루짜리 콜자금에 매달려 간신히 연명해온 일부 증권사들의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증권사들은 12월들어 은행권이 콜자금 공급루트를 사실상 차단하다시피하자 종금사들과 함께 단기소요자금을 조달하는 데 상당한 애로를 겪어왔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지난 5일 국내 제8위(약정액기준)의 중견증권사인 고려증권이 결국 최종부도처리되면서 더욱 심화돼 은행권에서 외면당한 일부 증권사들은 긴급 결제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었다. 이처럼 자금확보에 빨간불이 켜지자 증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우량주식을 적극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해 지난 4일부터 주말인 6일까지 사흘간 7백52억원어치를 매각한데 이어 8일에도 2백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자금사정이 특히 나쁜 일부 증권사들은 보유채권도 싼값에 내놓고 있으나 유통수익률이 연일 폭등세를 보이는 등 채권시장의 거래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져 제대로 처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사들은 특히 만기 1년미만 단기차입금이 10조원을 넘어서고 지난 8일에 만기도래한 콜차입금만 1조원을 웃도는 데다 회사채지급보증을 섰다가 발행기업의 부도등으로 대신 물어줘야 할 대지급의무액 잔액이 지난 9월말 현재 8천7백억원이나 돼 자금난이 가중돼왔다. 정부가 이번에 한은으로 하여금 증금을 통해 증권사와 투신사에 지원자금을 공급토록 한 것은 최근 심화돼온 증권사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인 것으로 평가된다.<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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