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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감정 앞세운 기업공격

● 한국 지분 적으면 외국계?

外人 비율 삼성전자 51%·KB금융 71%이지만 해외기업 분류 안해

● "자기 뱃속만 채워" 폄훼도

배당하면 총수 일가에도 돌아가지만 국민·주주에 골고루 배분


롯데그룹의 경영권 사태는 한편으로 국내 대기업에 대한 국민 정서를 다시 한 번 왜곡된 흐름으로 이어가게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기업의 공과에 대한 균형감 있는 해석은 사라지고 롯데 한 곳의 일탈행위는 대기업 전체의 소유·경영이 잘못됐다며 싸잡아 수술대에 올려지는 모습이다.

이처럼 롯데 사태 이후 최근의 흐름은 기업 경영 전반이 감정으로 재단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롯데 사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상당수 기업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역사적 배경이 있는 순환출자를 배 불리기 용도였다고 지적하는 것을 포함해 단순히 지분이나 배당을 놓고 비판의 칼날이 가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역력하다.

롯데 사태가 우리 대기업 전체의 신인도를 훼손하는 것도 있지만 이를 수술하는 제도적 개선작업이 자칫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 대기업 경영권 흔들

대기업의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역사적 배경이 있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 때 산업을 키우기 위해 순환출자를 유도했다. 덕분에 대기업들도 계열사를 늘리고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자신들만의 논리는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한 것도 비용 문제와 이 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분위기에 편승해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를 견제하기 위해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액주주가 인터넷으로 특정 안건에 찬반 의견을 표시하는 방안 등이 있다. 대기업 관련 사태가 터질 때마다 비상장사 공시 강화와 함께 언급되는 방안이지만 국내 기업 경영권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린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포함해 상법을 개정하자는 내용은 과도한 것"이라며 "개별 특정 기업의 문제를 가지고 전체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기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배당은 대주주몫?

배당도 비슷하다. 배당을 하게 되면 총수 일가에 돌아가는 돈도 있지만 상당수는 국민과 주주에게 돌아간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 중간배당을 포함해 배당을 늘리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롯데가 지난해 배당금액의 10%인 340억원을 일본으로 가져갔다며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방식이라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50~60%가 외국인 주주 몫이다.

해외지분 많으면 외국회사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는 일본 쪽 지분이 99%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일본 기업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지분만 갖고 회사의 성격을 규정하기는 힘들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율은 51%이고 현대차도 45%다. KB금융지주는 무려 71%에 이른다.

이들 기업을 외국 회사라고 하지는 않는다. 전직 고위관료는 "단순히 지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에서 주도권을 잡고 이사회를 운영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 지분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일자리보다 반기업정서

엘리엇매니지먼트 사태에서 봤듯 국익보다 반기업정서에 호소해 기업의 힘을 빼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해외 투기자본의 국내 제조업체의 공격은 일자리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익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삼성이 싫다"는 감정을 앞세우는 경우가 나온다. 한국GM 같은 제조업체에 대한 '먹튀'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혈통'을 중요시한다. 순수 자국 브랜드면 좋지만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내는 기업을 차별하거나 매도할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미국은 국적에 관계없이 국내 투자기업에 투자액의 40~50%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대만도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수입 브랜드도 비슷한데 수입차 업계의 국내 고용창출 인원은 대형 은행인 신한은행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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