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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9일] 베일에 가린 외국계 상장사

지난 4일 중국계 상장기업인 연합과기의 외국인 보유비중이 9.86%에서 79.95%로 무려 70% 포인트 이상 올라가 투자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6월 말 현재 최대주주의 지분비율이 56%에 불과한데 70% 이상의 지분이 외국인들에게 넘어갔다고 하니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더욱이 이날 연합과기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70%의 지분을 사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그 다음날에도 이에 대한 공시조차 올라오지 않았다. 증권업계의 애널리스트들은 "대량매매가 있었던 것 같으나 그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며 장외거래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합과기의 한국지사 담당자와는 연락조차 어려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연합과기 담당자가 자주 전화번호를 바꾼다"며 "어렵게 전화번호를 알아내도 모르는 전화번호가 표시되면 절대로 받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결국 해답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알아낼 수 있었다. 최대주주(장홍걸 대표이사 외 특수관계인)가 외국인인데도 외국인으로 분류되지 않다가 4일에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연합과기가 상장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무려 10개월 만에 이뤄진 늑장신고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신고 의무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분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표면적으로는 엄청난 외국인 매수세가 연합과기로 몰려든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계 상장기업 8곳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이유는 '경영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데 따른 불신' 때문이다. 증권 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외국계 상장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불안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글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증시의 성공적인 국제화를 도모하려면 외국계 상장기업의 정보를 보다 정교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해프닝이 되풀이된다면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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