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야당에서 ‘대선 불공정’을 주장하며 박근혜 정부의 적법성과 정당성마저 흔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만큼 신임 감사원장 지명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신임 감사원장에 대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장과 대전지법원장 등을 지냈으며 신망과 존경을 받는 강직한 법관”이라며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과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 대우그룹 부실회계 감사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했던 분으로 감사원장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감사원장 후보로 김희옥 동국대 총장, 차한성 대법관 겸 법원행정처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됐지만 박 대통령은 현직 법원장을 감사원장으로 전격 발탁하는 파격을 보였다. 감사원은 ‘정치적 외풍’ 논란 속에 지난 8월26일 양건 전 감사원장이 물러난 이래 성용락 수석감사위원 대행체제로 운영됐는데 새로운 수장을 맞이함에 따라 조직 정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 전 감사원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면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 독립성과 관련, “외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밝혀 파장이 있었던 터라 ‘황찬현 체제’는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며 동시에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이 복지공약 후퇴에 불만을 표출하며 사표를 던진 전임 진영 장관의 뒤를 이어 ‘연금 전문가’인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한 것은 기초연금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복지재원 마련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표공약인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 것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거세고 일부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국민연금 해지 등으로 저항하는 상황까지 나타나는 만큼 복지부 수장교체를 통해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강력하게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의미다.
또 복지공약의 경우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낮잠을 자는 관련 법안이 많은데 신임 장관 내정과 뒤숭숭한 복지부 분위기 쇄신을 통해 입법화 과정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 스스로도 세수부족과 재정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기초연금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향후 ‘복지공약 후퇴’에 대해 문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등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심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유럽 순방에 앞서 검찰총장에 대한 인선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수사를 포함해 메가톤급 수사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수장교체를 통해 조직 정상화와 함께 국민들의 의혹도 조속히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진태 전 대검차장, 길태기 현 대검 차장, 소병철 법무연수원장, 한명관 전 수원지검장 등 4명을 추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