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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의 역사] 케네디에 경쟁자 닉슨이 없었다면?

■조셉 커민스 지음, 말글빛냄 펴냄


맥아더

트루먼

케네디

닉슨

옛 선인들은 '천무이일(天無二日)이요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 했다. 하늘에는 해가 둘이 있을 수 없듯 한 나라에 두 임금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최고 실력자는 수많은 정적과 라이벌을 물리치고 왕좌에 올랐다.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대결에서부터 케네디와 닉슨의 경쟁관계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역사는 라이벌 간의 다툼을 기록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적 차원의 라이벌 관계가 결국은 한 나라, 나아가 세계적인 차원으로 확대돼 문제를 키웠다는 사실이다. 결국 마오쩌둥과 장제스처럼 중요한 인물 간의 라이벌 관계는 역사의 물꼬를 뜻하지 않은 곳으로 틀어놓기도 했다. 역사 저술전문가인 조셉 커민스는 케네디와 닉슨부터 알렉산드로스와 다리우스 3세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라이벌 23쌍의 이야기를 통해 경쟁자의 존재가 역사적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들려준다. 저자는 한반도 역사에도 큰 영향을 준 라이벌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갈등을 일례로 소개한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4월 트루먼 대통령은 맥아더를 극동 사령관직에서 해임한다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전국에서 트루먼의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불길처럼 일어났을 만큼 맥아더에 대한 국민적 신임은 두터웠지만 결국 트루먼은 번복하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는 맥아더를 트루먼이 경질 했던 이유는 무얼까. 정치인인 트루먼에게 전쟁 영웅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맥아더가 곱게 보일 리 없었던 것. 여기에 맥아더 마저 직속 상관인 대통령의 말을 어기는 등 통제불능으로 행동해 이들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케네디와 닉슨도 라이벌을 거론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정치 입문시절 두 사람은 서로 존중했지만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면서 라이벌이 됐다. 특히 케네디가 전형적인 바람둥이 기질로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었던 반면, 닉슨은 공부벌레 스타일로 인기가 없었던 사실로 인해 두 사람의 라이벌 의식은 점점 더 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책에는 세계 지도를 바꾼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다리우스 3세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형제이자 라이벌이었던 리처드 1세와 존 왕 등 정치인ㆍ군인ㆍ혁명가ㆍ왕과 여왕 등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돼 독자의 흥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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