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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부인' 글로벌 투기 세력에 참패

엔 사상 최고치 3월17일 외환시장선 어떤 일이…<br>투기세력, 엔캐리 청산설 유포등 집중 공격<br>달러화 사들인 와타나베 부인들 대규모 손실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들이 국제 투기세력에게 당했다' 지난달 17일 새벽(뉴욕 현지시간 16일 밤), 날이 채 밝기도 전에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거액의 외환 매매차익을 둘러싼 진검 승부가 벌어졌다. 슬금슬금 엔화가 오르는 상황에서 시세 반전을 예상하고 달러화를 사들인 일본의 개인 투자자인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과 국제 투기세력들이 맞붙은 순간 엔화 가치는 불과 20분 사이에 달러화 대비 3엔이나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숨가쁜 20분이 지난 뒤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은 글로벌 투기세력들이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1일 지난달 엔화 급등락 장에서 벌어진 투기 내막을 전하면서 일본 와타나베 부인들이 당시의 충격 때문에 외환거래를 크게 줄인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와타나베 부인 사냥'이라고 불리는 국제 투기세력의 집중 공격에 막대한 손실을 입은 이래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지진 이후 엔화 상승이 시작되자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역발상 투자'를 주특기로 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지진 당일인 3월11일 이후 17일 새벽까지 엔화에 대한 달러화 초과 매수는 50%가 늘어난 30억 달러에 달했다. 슬슬 시장의 추세가 바뀌어 엔화가 떨어지면 차익을 얻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엔화는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더니 지난 95년 4월 이래 최고치인 79.75달러가 붕괴된 순간 폭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20분간 엔화는 달러대비 3엔이 올랐다. 역사적 고점인 달러당 76.25엔을 찍은 순간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 이날 엔화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것은 헤지펀드 등 국제 투기세력이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자전략을 역이용해 '엔화 매수'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환 투자자가 일정액 이상 손실을 입으면 강제적으로 거래를 청산시키는 '로스컷(자동 손절매)'를 악용, 집중적으로 엔화를 사들여 달러화에 투자한 와타나베 부인들의 로스컷을 유도한 다음 엔화가 추가 폭등한 뒤 거액의 수익을 모조리 챙겼다는 것이다. 이 때 일본 투자자들은 강제로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엔화는 당연히 더 오르게 된다. 특히 거래가 한산한 새벽 시간에는 소규모 매매거래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기 때문에 단숨에 엔화가 3엔이나 급등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진 이후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엔화를 매수를 부추기려 한 투기세력이 흘린 소문 아니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의 패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튿날 새벽 주요 7개국(G7)의 전화회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개입에 따른 엔화 약세 전환이 예측됐을 때도 와타나베 부인은 속수무책으로 기회를 놓쳤다. 우선 전날의 대규모 손절매로 인해 투자여력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다. 게다가 당시 엔화 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상태여서 고금리 통화와 저금리 통화의 금리차이인 스왑포인트를 누리기 위해 엔화를 사들인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외환시장에서 엔화 거래의 20~30%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키워 온 와타나베 부인이 이번의 역사적인 변동장에서 번번히 수를 잘못 뒀다"며 "장기적인 엔화 약세가 시작되면서 와타나베 부인들의 외화 매입도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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