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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업계가 글로벌 진출에 나서며 우리 술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다수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3ㆍ4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수출량을 넘어서는 등 우리 술이 해외 주당들의 입맛을 톡톡히 사로잡고 있는 것. 막걸리ㆍ소주 등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서양 술인 맥주가 본고장으로 역수출되는 등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현지화 마케팅으로 수출 품목뿐만 아니라 수출지역을 다변화해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ㆍ4분기 주류 누적 수출액이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돌파하며 '수출전선'에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류 업계 최초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던 하이트진로는 올해 3ㆍ4분기까지 1억715만달러어치의 수출 실적을 기록, 지난해 전체 물량(1억708만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도 30.3% 증가한 수치다.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수출 신장세는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 맥주와 막걸리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종별로 볼 때 소주 4,178만달러, 맥주 5,489만달러, 막걸리가 1,048만달러가량 수출되며 지난해에 비해 소주는 2.5%, 맥주는 48.9%, 막걸리는 127.6%나 증가한 것이다. '진로막걸리'는 지난해 일본에 70만상자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3ㆍ4분기까지만 99만 상자를 팔아 연간 목표인 120만상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의 일본 수출도 제3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3년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8월에는 일본 유통업체와 연간 4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 매출 신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오비맥주도 올 9월까지 1,300만상자를 수출하며 지난해 전체 판매규모를 돌파했다. 3ㆍ4분기 누적 수출액은 약 1억21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늘었다. 국내 맥주 수출 1위 기업인 오비맥주는 현재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일본에 제3맥주와 알코올 7% 맥주, 무알코올 맥주를 선보이는 등 전세계 35개국에 30여종의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몽골에서는 '카스'가, 홍콩에서는 '블루걸'이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정도로 아시아인들의 입맛을 공략한 상태다. 오비맥주는 또 'OB골든라거'의 일본 수출을 추진하는 등 판로개척에 힘쓸 방침이다. 롯데주류는 올 8월까지 199만박스(700㎖ㆍ12입)의 소주 수출을 기록, 전년 대비 3.4%의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 초부터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한 막걸리는 9월까지 130만상자가 넘게 팔려나가 판매 6개월 만에 연간 목표를 뛰어넘었다. 롯데주류가 상반기에 수출한 '서울 막걸리'의 양은 일본인 3~4명 중 한 명이 막걸리 1캔(350㎖)을 마신 정도에 달한다. 롯데주류는 현재 전세계 40여개국에 '경월그린' '처음처럼' 등의 소주 제품과 '설중매' '청하' 등의 다양한 주류를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설악산계 천연수로 만든 '경월그린'이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지난 2004년 이후 7년 연속 일본 내 한국소주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칵테일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Ku소주'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전통술 제조업체인 국순당의 올해 3ㆍ4분기까지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 전체 실적(390만달러)을 웃도는 39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4% 증가하는 등 주류업계 전반에 걸쳐 수출 상승세가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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