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는 10일 중국ㆍ일본ㆍ네덜란드ㆍ영국ㆍ멕시코ㆍ헝가리ㆍ포르투갈 등 비스테온이 보유한 18개 해외법인의 공조사업부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매입자금은 약 4,3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한라공조의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이 공조사업부를 한라공조에 매각,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이 실행된 것이다.
한라공조는 이에 따라 매출 5조원대의 세계 2위 규모 공조기업으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비스테온의 글로벌 전장사업부 가운데 일부는 영업손실이 큰 상황이어서 한라공조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스테온의 글로벌 공조 사업법인들의 매출이 1조2,000억원에 달해 한라공조는 매출 5조원대의 대형업체로 성장하며 현대차에 대한 납품 의존도도 50% 이하로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지만 일부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라그룹의 인수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비스테온은 지난해 한라공조를 자진 상장폐지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했지만 지분 7.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라그룹은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손을 잡고 한라공조 매입에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비스테온 측이 글로벌 공조사업부문을 한라공조로 통합하면서 M&A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한라공조의 덩치가 커지면서 인수가격이 3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만도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현재 한라공조의 시가총액이 만도보다 높다”며 “한라공조의 덩치까지 커진 상황이어서 한라그룹의 인수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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